내 머릿속의 지우개, 치매 바로 알기

보통 치매라는 병이 따로 있는 것처럼 여기지만 신경과 진료에서 말하는 치매의 의미는 좀 달라서, 인지기능이 떨어져서 스스로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그래서 치매는 여러 가지 일로 생길 수 있다. 많이 알려진 알츠하이머병은 뇌의 신경세포에 이상 단백질이 침착되면서 점점 신경세포가 줄어드는 퇴행성 변화로 생긴다. 뇌졸중이 크게 생기거나 계속 반복되면 이것도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원인이 되고, 파킨슨병은 처음에는 치매가 뚜렷하지 않다가 질환이 진행하면 70%의 환자에서 치매가 발생한다. 퇴행성 질환이나 뇌혈관 질환 외에도, 뇌의 염증이나 외상, 간이나 콩팥, 갑상선의 기능이상으로 인지기능은 얼마든지 떨어질 수 있어서, 치매에는 정말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흔히들 치매를 고칠 수 없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일부는 고칠 수 있는 원인으로 생기기도 한다.
인지기능이라는 말을 환자와 보호자에게 말하면 대체로 처음 떠올리는 것은 기억력이다. 그리고 보통 기억력이라고 하면 오래된 일을 잘 떠올리는 능력을 생각한다. 하지만 치매 환자들은 대부분 옛날 일은 정확하게 기억한다. 기억력에 문제가 있는 환자는 최근의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고, 특히 본인이 대수로이 생각하지 않는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이것이 점점 나빠져서 같은 질문을 반복하거나, 가족의 얼굴이나 이름을 잊어버리는 수준으로 진행된다.
의사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또 다른 인지기능은 집행기능이다. 이름으로는 짐작하기 어렵지만, 이 기능은 집중력과 판단력을 담당한다. 집행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밖에서 눈치 채기가 어렵다. 남들이 자기와 다른 의견을 낼 때, 합리적인 의견인지 생각이 안 되기 때문에 무조건 화를 내게 되고, 주변에서는 터무니없는 고집을 부린다고 생각한다. 집중력은 저장된 기억을 꺼내오는 데도 중요한데, 이 때문에 건망증을 보일 수도 있다. 또한 새로운 생각이 나지 않아서 의욕이 극단적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그 밖에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공간 능력이 떨어져서 길을 찾지 못하는 증상들이 있을 수 있다. 언론에 치매 환자가 고속도로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소식이 종종 보도되는데, 시공간인지능력의 저하로 길을 잃고 계속 앞으로만 걷는 바람에 생기는 사고다. 인지기능의 저하로 인해 배우자가 바람을 피운다거나, 나쁜 사람들이 은행의 돈을 빼내 가려고 한다고 믿는 등 망상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치매의 진단은 크게 두 가지 단계로 나뉜다. 하나는 정말로 치매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것이고, 두 번째는 그 원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다. 치매가 실제로 있는지는 인지기능 검사로 알아본다. 그냥 기억력 테스트 정도를 물어보는 것으로 생각하는 환자나 보호자가 있지만, 실제로는 같은 나이 또래의 검사 결과들이 모두 갖춰져 있어서, 환자 한 사람이 일반인들보다 얼마나 인지기능이 떨어져 있는지 알 수 있다. 검사를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힘들고 번거로운 검사지만, 치매 여부를 가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하나의 검사로 치매의 원인을 알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혈액검사를 통해서 전반적인 건강 상태와 치매를 일으킬 수 있는 감염병에 대해서 검사한다. 뇌 MRI영상을 통해서 뇌졸중이나 수두증과 같은 구조적인 병변을 확인한다. MRI에서 뇌가 위축된 양상을 조합해서 진단을 추정할 때도 있다. 과거에는 이런 검사들을 해도 퇴행성 질환들을 정확히 진단하기 어려웠지만, 최근의 핵의학 영상과 뇌척수액 검사는 효과적으로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그 외의 퇴행성 질환들을 알아낼 수 있다. 이 정보들을 바탕으로, 지금 있는 인지기능 저하가 나중에 치매 수준으로 악화할지 여부도 예측하게 된다

- 진료과목
- 이상운동질환, 보행장애, 파킨슨, 떨림, 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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