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부 전문의가 전하는 안전한 러닝 습관 발부터 챙기는 건강한 달리기
내가 본격적으로 러닝을 시작한 것은 2024년 5월 경으로, 당시 체중이 서서히 증가하고 있었고, 심폐기능 저하와 운동 부족을 뚜렷하게 느끼던 시기였다. 어느 날 큰맘 먹고 스포츠 전문점에서 러닝화를 구입 했는데, 쿠션의 푹신함에 놀라 ‘이런 신발로 달리면 좀 편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안고 러닝을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러닝머신에서 30분 정도 달려보는 것이 전부였고, 숨이 차고 다리가 뻐근했지만, 운동 후 느껴지는 상쾌함과 성취감 덕분에 조금씩 횟수를 늘려갔다. 지금은 일주일에 4~5회, 하루 30분 정도 야외 또는 러닝머신을 이용해 3~4km를 뛰는 것이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하지만 러닝을 시작하고 나니 정형외과 의사로서, 특히 족부를 전문으로 보는 내 눈에는 여러 문제들이 보였다. 대표적으로 많은 분들이 겪는 족저근막염, 중족골통, 무지외반증, 지간신경종 같은 족부 질환이 러닝을 잘못된 자세나 환경에서 수행할 경우 쉽게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러닝은 반복적인 충격이 누적되는 운동이기 때문에 발에 가해지는 부담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특히 달리기를 할 때는 체중의 2~3배에 달하는 하중이 발바닥에 실리기 때문에 족부 건강이 곧 러닝의 지속성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셔야 한다.
그렇다면 족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
단연코 신발 선택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발 전문가로서 1년 넘게 다양한 러닝화를 직접 착용해 본 결과, 가장 크게 느낀 것은 고가의 러닝화보다 ‘나에게 맞는 신발’이 가장 좋다는 단순한 진리였다. 러닝화는 밑창의 쿠션이 충분히 있어야 하며, 신었을 때 발을 조이지 않으면서도 너무 헐렁하지 않아야 한다. 밑창이 둥글게 설계된 신발은 걸음과 달림의 추진력을 도와주며, 발의 과한 피로를 줄여준다. 특히 족저근막염이나 발뒤꿈치 통증이 있는 분들은 깔창 쿠션이 두툼한 제품을 선택해야 하며, 전족부에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발볼이 넓은 형태의 러닝화를 신어야 통증을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도 매장에서 직접 착용해 보고 본인의 발 모양과 잘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신발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운동 전후의 스트레칭이다. 발목, 종아리, 햄스트링, 발바닥 근육을 대상으로 한 스트레칭은 족부 질환뿐 아니라 하체 전반의 부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유연성이 떨어지고 근육 회복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운동 전 준비운동과 운동 후 정리운동은 러닝만큼이나 필수적인 루틴으로 삼아야 한다.
러닝의 환경 선택도 족부 건강에 영향을 준다. 실내 러닝머신은 충격 흡수가 잘 되는 구조로 관절이나 발에 비교적 부담이 적다. 반면 야외 러닝은 다양한 노면과 지형을 경험할 수 있어 근육의 균형 발달에 도움이 되지만, 발바닥과 하퇴부의 피로가 더 커질 수 있다. 족부 질환이 있거나 처음 러닝을 시작하는 분들은 러닝머신에서의 빠른 걷기 또는 짧은 시간의 조깅부터 시작해 점차 강도를 높이는 것이 좋다.
일부는 러닝이 무릎이나 고관절, 발 관절에 해롭다고 생각하지만, 최근 11만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마추어 러너의 관절염 발생률은 3.5%, 운동을 하지 않는 일반인은 10.2%로 나타났다. 이는 올바른 방법으로 달린다면 오히려 관절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 통증이 있을 때는 억지로 달리지 말고, 몸이 보내는 신호를 받아들여 충분히 회복한 후 재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러닝은 장비나 체중, 나이보다 의지와 습관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러닝화를 신고 밖으로 나가서 처음에는 10분 걷는 것부터 시작해도 괜찮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하고, 족부 건강을 고려한 방식으로 즐겁게 운동하는 습관이다. 건강한 발에서 건강한 운동이 시작된다. 러닝이 여러분의 삶에 긍정적인 에너지가 되길 바란다.
- 진료과목
- 족부/족관절외과(발과 발목의 스포츠손상, 골절, 관절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