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병원
생명사랑 2025. 가을호
VOL.260
CULTURE&LIFE

부전시장, 부전역 그리고 부산시민공원

글 이창호 기자
부산시민공원의 개장과 동해선 철도의 개통으로 부전역 일대가 교통의 요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곳은 조선시대에는 동래부 읍내의 서쪽에 위치하여 ‘서면’이라 불리던 곳이다. 조선 초기에는 장날에 형성되는 소규모 장터였지만 일제강점기, 한국전쟁을 거치며,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이때의 이야기를 간단히 정리해 보았다.

부산시민공원

조선 말기 부산은 크게 2개의 지역으로 나뉘었다. 기존 조선인 주거지였던 동래부 그리고 일본인 거주지였던 왜관(지금의 남포동 일대)이다. 일제강점기가 되자 조선방직(지금의 범일동 일대)이 들어서면서 일본인 거주지역이 서면 쪽으로 확대되었다. 1930년이 되자 일본은 지금의 부산시민공원 자리에 상설 경마장을 조성하였다. 표면적으로는 대중오락, 민간 스포츠의 형태를 띠었지만, 실제로는 마권 판매를 통한 조선총독부의 수익원으로 이용되었다. 경마장이 이곳으로 정해진 이유는 교통의 접근성, 용지확보 및 개발의 쉬움, 일본인 거주지의 확장 등이었다. 특히 가까운 시일에 개통 예정이었던 동해남부선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경마장의 입구에 부전역이 만들어졌다. 이러한 입지적 이점은 일본이 중일전쟁, 태평양전쟁을 일으키자, 군사시설이 되었고, 해방 이후 미군이 주둔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이후 ‘하야리아 부대(Camp Hialeah)’로 있다가 2006년 미군 부대가 철수하고 ‘부산시민공원’으로 개방되었다.

부전역

‘동해남부선’은 부산에 근거지를 두고 있던 일본인 자본가들이 부산항을 중심으로 대륙 진출에 대한 영향력 확대와 이익을 확보하기 위하여 1910년에 설립한 ‘조선와사전기주식회사’의 사설철도 부설계획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동해안의 석탄과 물자를 반출하고 함경선과 부산을 연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노선이었다. 부전역은 1930년 동해남부선의 해운대~부산진 구간의 공사가 시작되면서 설치된 역으로 처음에는 ‘서면역’으로 불리다가 1943년 ‘부전역’으로 개칭하였다. 부전역은 부산역으로 가기 전 중간 기착 역으로 해방 이후 부산진구 부전동 일대 공업 지역의 화물 수송을 담당하였다.

부전시장

일제강점기 경마장과 부전역으로 인해 부전시장 일대는 자연스럽게 시장이 형성되었다. 한국전쟁 이후 전국에서 몰려온 피난민들이 터를 잡으며 시장은 더 커지게 되었다. 부전동 불량지구 개량 사업의 목적으로 1970년 ‘부전역상가아파트’라는 법인을 만들어 지금의 시장을 건설하였고 1975년 시장으로 등록하였다. 지금도 시장을 자세히 보면 3층으로 된 아파트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2006년에는 상권의 활성화를 위해 부전 상가, 부전 시장, 서면 종합시장, 부전 인삼시장, 부전 종합상가, 부산 전자종합시장 등 부전동 일대 6개의 시장 번영회 대표가 모여 ‘부전마켓타운’을 결성하였다.

부전시장은 지금도 부산에서 가장 큰 시장이다. 처음 가는 사람이라면 길을 헤맬 정도로 넓고 복잡하다. 여전히 수많은 물건이 판매되고 있고 방문하는 사람의 수도 많다. 영양탕 골목은 사라지고, 악기상가와 전자상가는 쇠퇴했지만, 곰장어 골목은 아직 남아 있다. 과거의 추억여행도 좋고 좋은 물건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하고자 하는 쇼핑도 좋다. 시민공원을 들렀다가 가벼운 발걸음으로 한번 들러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