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이상반응
약을 먹고 몸이 이상하다 느낄 때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부작용(Side Effect)’은, 약을 정해진 용량과 방법대로 복용했음에도 나타나는 모든 의도치 않은 효과를 말합니다. 하지만, 부작용이라고 해서 꼭 해롭거나 위험한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미녹시딜(Minoxidil)이라는 약은 원래 혈압약으로 개발되었지만, 복용 중 발모 효과가 관찰되면서 현재는 탈모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부작용이 오히려 새로운 치료 효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면, 부작용 중에서도 몸에 해롭고 바람직하지 않은 반응은 ‘약물이상사례(Adverse Event, AE)’라고 부르며 더 나아가, 그 반응이 약물 때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경우 즉 인과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약물이상반응(Adverse Drug Reaction, ADR)’이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이상반응은 약의 특성뿐 아니라 개인의 유전적 요인, 나이, 간·신장 기능, 병용 약물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병원 입원의 5~10%가 약물이상반응과 관련이 있으며, 이로 인한 피해는 경미한 증상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상황까지 다양합니다. 특히 노인, 만성질환자, 다약제 복용 환자는 더 높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약물이상반응은 가볍게 지나갈 수도 있지만, 때로는 약물 중단이나 치료가 필요할 만큼 심각한 반응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피부 발진, 소화불량, 어지러움, 호흡곤란, 피로감 등이 있으며, 간·신장 기능 수치의 변화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약 복용 후 새로운 증상이 생겼다면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해야 하며, 특히 사망, 입원, 지속적인 장애, 선천적 기형 등과 같이 생명을 위협하거나 장기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경우에는 ‘중대한 약물이상반응(Serious ADR)’으로 간주되어 신속한 대응과 공식 보고가 필요합니다.
물론 모든 증상이 약물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약 복용 직후 또는 며칠 이내에 새롭게 나타난 증상이라면 약물이상반응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럴 경우 임의로 약을 중단하지 말고,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해야 합니다. 약물의 중단이나 변경은 환자의 현재 상태와 복용 중인 약의 특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평가와 판단이 꼭 필요합니다.
약물이상반응이 의심되었을 때의 대처는 단순히 한 사람의 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병원에서는 약사를 포함한 전문 인력이 사례를 확인하고, 필요시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의 약물이상반응 보고 시스템(KAERS)을 통해 정식으로 보고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환자 본인도 직접 이상사례를 신고할 수 있으며, 이러한 참여는 의약품의 안전성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한 기초자료가 됩니다. 이상반응에 대한 보고가 축적되면, 이는 곧 데이터화되어 약물역학 자료로 분석되며, 어떤 약에서 문제가 자주 발생하는지, 어떤 사람에게서 특히 이상반응이 잘 나타나는지 등을 파악하는 데 활용됩니다. 이러한 정보는 사용상의 주의사항 추가, 허가사항 변경, 필요시 판매 중단 등 의약품 안전을 위한 제도적 조치로 이어질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더 많은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는 데 기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