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병원
생명사랑 2025. 신년호
VOL.257
의료특집⑥

한의학에서 바라본 만성피로 : 내 몸에 맞는 회복법

김지환 부산대학교한방병원 사상체질과 교수
  • 부산의료특집①
  • 부산의료특집②
  • 부산의료특집③
  • 양산의료특집④
  • 양산의료특집⑤
  • 한방의료특집⑥
  • 치과의료특집⑦

만성적인 피로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흔히 경험하게 된다. 주말에 간신히 좀 쉬거나 낮잠을 자도 피곤함은 가시질 않고 밤에도 잠이 오질 않아 두통, 어지럼을 겪고, 몸이 찌뿌둥하고 쑤시는 등 컨디션은 저하되며, 우울감을 느끼는 등 정신적으로도 이상이 생긴다. 이와 같은 만성피로는 의학적으로 휴식으로도 개선되지 않는 피로감이 6개월 이상 지속되었을 경우를 말한다. 원인이 되는 특정 질환을 찾을 수 없으면, 특발성 만성피로나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진단하게 되나 현재까지 특별한 치료법은 없다.

반면 한의학에서는 만성피로를 허로(虛勞)라고 보아 여러 가지 이유로 몸과 마음의 기운이 부족하거나 흐름이 원활하지 않을 때, 혹은 영양물질이 제대로 흡수, 분포, 대사, 배설되지 않아 발생한다고 보았다. 이처럼 한의학에서는 환자의 평소 및 현재의 몸과 마음 상태를 바탕으로 만성피로를 진단하고 그 사람의 체질적, 개인적 특성을 고려하는 방법을 사용하므로 만성피로에 대해 다양한 치료법을 모색할 수 있다. 오늘은 그 중에서 내 몸에 맞는 치료법이라 할 수 있는 체질적 접근방법에 대해 살펴볼까 한다.

한의학의 대표적인 체질이론은 사상의학으로, 사상의학에서는 사람을 소음인, 소양인, 태음인, 태양인이라는 4종류의 체질로 구분 짓고 다음과 같이 치료 및 예방법을 제안한다.

소음인
소음인은 기운이 아래로 몰려 골반이나 허벅지가 발달하고 상대적으로 몸의 상부에 위치한 비위의 소화력 및 폐기능이 타 체질보다 약한 편으로 이 때문에 영양물질의 흡수와 기운의 소통과 상승에 약점을 갖기 때문에 쉽게 피로해질 수 있다. 소화력을 돕고 기운을 소통시키는 귤피차, 대추차, 생강차, 계피차를 곁들여 족욕이나 반신욕을 하거나, 찹쌀밥, 삼계탕 등으로 체력을 보충하거나, 상체를 움직이는 배드민턴, 호흡과 함께 마음을 안정시키는 요가와 같은 운동을 하면 피로가 개선된다. 대표적인 보약은 인삼을 내세운 보중익기탕, 십전대보탕이 있다.
소양인
소양인은 주로 흉곽으로 기운이 몰려 열이 나거나 옆구리 및 흉부가 뻐근해지고, 몸의 하부 기운이 약해져서 대변 혹은 소변이 불편해지며, 잠을 깊게 못 자면서 피로가 누적된다. 하체를 단련하고 활발히 호흡하면서 가슴의 기운을 소통시키는 등산을 하거나, 보리차, 구기자차, 복분자차 등을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과도한 열량을 만들어 내는 보양식이나 양파, 마늘 등의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보약은 숙지황을 내세운 육미지황탕이 있다.
태음인
태음인은 소화나 식욕은 좋지만 주로 복부로 기운이 쏠리고 울열이 생기기 쉬우며, 땀의 배출이 줄어들고 쉽게 살이 찔 수 있다. 전신을 움직이는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고 맥문동, 오미자, 도라지 등으로 구성된 차를 우려 마시거나 율무차를 곁들인 마른 밤, 혹은 칡즙이나 마즙 등을 상황에 맞게 섭취하는 것이 피로회복에 도움을 준다. 대표적인 보약은 녹용을 내세운 녹용대보탕이나 공진흑원단이 있다.
태양인
태양인은 평소에는 매우 건강하지만 지나치게 신경쓰거나 슬퍼하고 화를 내는 것으로 머리에 기운이 쏠려 피로해질 수 있다. 가시오가피, 솔잎 등이 도움이 된다.

자신의 체질에 맞는 한의학적 회복법을 통해 만성피로에서 벗어나 건강한 일상을 되찾으시길 바라며, 그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한의학 전문가와 상의 후에 침, 뜸, 부항, 그리고 한약 치료를 받는 것을 추천한다.

자문교수
김지환 부산대학교한방병원 사상체질과 교수
김지환 교수 사진
진료과목
이상운동질환, 파킨슨병에 병발한 소화기질환, 만성피로증후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