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이 저려요~ 나도 말초신경병?

말초신경은 중추신경계인 뇌와 척수로부터 기원하여 우리 몸의 전신에 분포하고 있으며, ①우리 몸으로 들어오는 감각 및 모든 자극을 중추신경계로 전달하고 ②중추신경계로부터 발현되는 운동자극을 우리 몸의 근육 등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말초신경의 부분 또는 전체에 손상이 생기는 경우를 통칭하여 말초신경병이라고 한다.
말초신경병은 침범되는 말초신경의 범위에 따라 단일신경병과 다발신경병으로 나눌 수 있다. 단일신경병은 외상에 의해 국소적으로 신경 손상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해당이 될 수 있으나 하나의 신경에 대해 해부학적으로 또는 물리적으로 가해지는 지속적인 압박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손목터널증후군이 대표적 질환이다. 한편, 다발신경병은 우리 몸의 말초신경이 동시에 광범위하게 손상되는 경우이며, 주로 약물이나 당뇨와 같은 내과적 질환에 의해 만성적으로 노출되어 이차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손발저림’은 말초신경병의 증상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손목 터널증후군은 손 저림을 유발하는 대표적 질환이며, 대부분의 다발신경병 역시 원인에 관계없이 공통된 증상을 보이는데 초기에는 발 저림으로 시작하나 진행하면 손과 발의 저린감을 같이 호소하게 된다. 증상에 대한 표현은 다양하며, “저릿저릿 하다”, “전기 오듯이 찌릿하다”, “바늘로 찌르는 것 같다” 등이 있다. 말초신경병 환자 중 일부에서는 시린감을 동시에 호소 하기도 하나 오히려 시린감이 주가 되고 또 피부 온도의 저하가 함께 나타난다면 말초혈관질환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말초신경병의 주된 원인은 무엇보다도 당뇨이다. 당뇨로 인한 신경계 합병증 중 가장 흔한 형태는 다발신경병이며, 이 외에 당뇨와 관계없이 생길 수 있는 손목터널증후군과 같은 단일신경병 역시도 당뇨 환자에게서는 훨씬 더 높은 빈도로 발생한다. 항암제 또한 말초신경병의 원인으로써 큰 비중을 차지한다. 아직 결핵의 유병률이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항결핵제로 인한 말초신경병이 드물지 않으며, 만성적인 음주 역시 알콜성 말초신경병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편, 손목터널증후군은 손을 많이 사용하는 경우 반복되는 자극으로 인해 손목 부위 인대가 두꺼워지는데 이때 인대 아래로 지나가는 정중신경이 만성적으로 압박되기 때문에 발생하게 된다.
말초신경병을 진단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합당한 증상과 진행 경과, 그리고 연관되는 병력이다. 문진과 신체진찰을 통해 말초신경병이 강력히 의심되는 경우 신경전도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신경전도검사는 말초신경의 주행 경로를 따라 전기 자극을 주고 이에 대한 신경반응의 크기와 전도 속도를 평가하여 이상 유무를 판단하는 검사 방법이며, 말초신경병을 진단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와 더불어 말초신경병의 원인을 탐색하기 위한 여러 가지 혈액검사와 영상 검사를 병행할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과 같은 압박신경병의 경우, 수술을 통해 정중신경에 가해지는 압박을 해소하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아주 경미하다면 약물을 통해 증상을 완화하면서 손의 사용을 줄이는 경우 부분적으로 호전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손목터널증후군이 의심된다면 정확한 검사를 통해 진단하고 중증도를 평가해야 하며 치료의 선택과 더불어 경과를 확인하기 위해 정기적인 신경과 진료가 필요하다.
다발신경병의 경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원인이 되는 내과적 질환이나 약물이 있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당뇨에 의한 다발신경병의 경우, 혈당관리는 잘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증상 완화를 위해 약물치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당뇨성 다발신경병은 당뇨성 족부궤양(일명 당뇨발)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합병증이므로 혈당 관리와 더불어 발의 관리 역시 요구된다. 항암제나 항결핵제에 의한 다발신경병의 경우 약물치료가 완료된 이후에도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으며 마찬가지로 약물 복용을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으므로 지속적으로 신경과 진료를 이어나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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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초신경병 및 근육질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