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렴과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에 대하여

폐렴은 기관지와 폐포*에 발생한 염증을 의미하며,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발열, 기침, 가래가 있으며, 가슴 엑스레이에서 흰 음영이 보이는 경화 소견으로 진단한다.
인체에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세균과 바이러스는 폐렴을 만들 수 있다. 흔한 원인 세균으로는 폐렴구균,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균, 마이코플라즈마, 클라미도필라균, 레지오넬라균 등이 있다. 이 중 마이코플라즈마, 클라미도필라균, 레지오넬라균에 의한 폐렴은 비정형 폐렴으로 분류되며, 초기 증상이 감기처럼 나타나 폐렴으로 의심하기 어렵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비정형 폐렴의 주된 원인균으로, 주로 5세 이상 아동에게 흔하고, 비말 전파되며, 폐렴구균에 비해 전염성이 높다.
잠복기는 2~3주이며, 증상이 생기기 일주일 전부터 발생 후 약 3주까지 전염성이 있다고 한다. 국내에서는 3~4년 주기로 유행하고 있으며 2023년 동절기부터 폭발적으로 유행이 시작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이전 마지막 유행 시기는 2019년으로 올해 6월 통계에서 2019년과 비교해 동기간 대비 3배, 2023년과 비교해서는 8배 높은 환자 수를 보여 질병관리청에서는 마이코플라즈마 유행주의보를 최초로 발령했다. 12세 이하의 소아가 70% 이상을 차지하여 학령기 아동 위주로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사회 활동이 왕성한 젊은 연령층에서도 비교적 많이 발생하고 있다.
증상은 발열, 두통, 콧물, 기침 등이 있으며, 가래가 없는 기침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초기에는 감기로 오인하여 진단이 늦어질 수 있다. 고령자나 면역질환자에게는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치료에는 마크로라이드 계열 항생제가 사용되며, 우리나라의 경우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의 마크로라이드 항생제 내성률이 높아 테트라사이클린계나 퀴놀론계 항생제를 사용해야 할 수 있다.
항생제에 잘 반응하는 경우 일주일 이내 발열이 호전되고 증상도 좋아지는 것이 관찰되나 내성균이거나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우 흉수, 전신통, 설사 등 폐 외 장기의 증상이 동반되며 드물게 피부 발진이나 빈혈, 백혈구 감소증을 보이기도 한다.

폐렴의 예방은 감기의 예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마이코플라즈마 역시 바이러스와 같이 비말감염으로 전염되므로 재채기나 기침으로 나온 분비물을 통해 전염된다. 우선은 손을 잘 씻고 환기를 자주 하며 스스로 감기나 폐렴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을때는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키지 않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세균과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것을 완벽하게 막을 수는 없다.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노출된다고 전부 폐렴에 걸리는 것은 아니며 결국 인체의 호흡기 방어 기전에 문제가 생기면 병원체와의 싸움에서 지게 되므로 평소 건강 상태를 잘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적절한 운동을 하며 환경을 청결히 하고 필요 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너무나도 당연한 좋은 생활 습관이 폐렴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마이코플라즈마에 대한 예방접종은 아직 없지만 성인에서 가장 흔한 폐렴 원인균인 폐렴구균에 대한 예방접종은 있다. 연령과 만성 질환 여부에 따라 접종 횟수나 간격이 다를 수 있으므로 가까운 의원의 의사와 상의해서 필요 시 접종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호흡기내과의 성수기인 겨울이 다가오면 의사들은 올해는 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조마조마하다. 코로나바이러스, 인플루엔자, 마이코플라즈마 외 또 다른 세균의 유행 없이 조용히 지나는 겨울이 되기를 빌어 보며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모든 분들도 세균과의 싸움에서 지는 일 없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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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식, 기침, 약물알레르기, 만성기관지질환, 알레르기질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