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병원
생명사랑 2024. 신년호
VOL.253
의료특집④

원형탈모증의 새로운 치료제

신기혁 양산부산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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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는 남성형탈모, 원형탈모, 휴지기탈모 등 종류가 다양하며 그 원인도 다양하다. 이 중 원형탈모는 면역세포가 모낭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전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전 인구의 1.7% 정도에서 일생 동안 한 번은 겪을 정도로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초기에는 탈모 병변이 동전모양으로 발생하며 대부분은 자연 회복되나, 일부는 두피 모발 대부분이 빠지거나 전신의 모발이 빠지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는 치료가 어렵고 회복이 되어도 재발이 잦기 때문에 효과적인 치료제가 절실한 상황이다. 다행히도 최근에는 효과적인 원형탈모 치료제가 나오고 있어 환자들의 치료에 청신호가 켜졌다.

올해 3월, JAK 억제제인 바리시티닙(원형탈모치료제)이 최초의 성인 중증 원형탈모증 치료제로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았다. 그동안 원형탈모를 적응증으로 승인된 치료제는 없었으며, 기존에 권고된 치료제는 근거가 제한적이었다. 바리시티닙의 임상시험은 한국을 포함한 10개 국가에서 약 1, 200명의 성인 중증 원형탈모증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되었다.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치료 36주간 바리시티닙 4mg 복용 시 3분의 1 이상의 환자에서, 두피 면적의 약 80% 이상이 모발로 덮이는 효과를 보였다. 이는 위약군에 비해 유의미한 결과로, 부작용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한 경우는 적었다.

현재 한국에서는 바리시티닙이 성인 중증 원형탈모증 환자에서 승인받고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적응증 대상은 18세 이상 성인 환자로 제한되어 있다 보니 청소년 원형탈모 환자들에게는 처방이 어려웠다. 하지만 올해 6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은 JAK 억제제인 리틀레시티닙(원형탈모치료제)을 12세 이상 중증 원형탈모증 환자의 치료제로 승인했다. 리틀레시티닙은 아직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은 청소년 중증 원형탈모증 환자에게 사용할 수는 없으나 바리시티닙도 미국 허가 후 국내 승인까지 약 9개월이 소요되었고, 통상적으로 미국 및 유럽 허가 이후 국내 승인이 약 6개월에서 1년이 소요된다고 할 때, 국내 승인이 난다면 내년에는 한국에서도 청소년 중증 원형탈모증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을것으로 본다. 또한 6~18세 소아 및 청소년 중증 원형탈모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바리시티닙 임상시험이 진행 예정으로 추후 미성년자 중증 원형탈모환자들의 선택지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수년간 원형탈모 치료법은 비약적인 발전을 하였으며, 현재도 다양한 종류의 JAK 억제제 및 새로운 약물의 원형탈모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앞서 말한 두가지 JAK 억제제가 모든 중증 원형탈모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JAK억제제 중 어떤 JAK의 특정 부위를 어느 정도 억제하는지에 따라 각 JAK 억제제의 효과가 다르며, JAK 억제제뿐만 아니라 다른 약물들도 개발 중이므로 난치성 중증 원형탈모 환자들에게 희망적인 소식들이 지속해서 들릴 것으로 기대한다.

중증 원형탈모는 심각한 삶의 질 저하와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중증 질환일 뿐만 아니라 치료 비용으로 인한 경제적인 부담도 동반한다. 아쉽게도 현재 바리시티닙은 보험 급여를 받지 못해 약물 구매비용을 전액 본인이 부담해야 하기에, 경제적인 부담이 중증 원형탈모 치료의 매우 큰 걸림돌이다. 빠른 시일 내에 중증 원형탈모 치료제의 보험 급여가 되고, 산정특례 등 제도적인 지원이 이뤄져 중증 원형탈모 환자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를 포기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자문교수
신기혁 양산부산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
신기혁 교수 사진
진료과목
탈모, 여드름, 주사, 건선, 아토피피부염, 피부종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