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병원
생명사랑 2024. 신년호
VOL.253
CULTURE&LIFE

치열했던
부산의 역사를 만나다
부산근현대역사관

글 이창호 기자
참여기자 이창호, 이은숙, 김나영, 정유주

우리나라 근대사에 있어 부산만큼 파란만장한 역사를 가진 도시는 없을 것이다. 개항 전 일본의 조차지(租借地)로 시작해 일제강점기에는 일제 침략의 교두보가 되고 한국전쟁에서는 임시수도가 되었으며, 이후 부마항쟁 등으로 민주화 운동의 성지가 되었다. 이토록 치열했던 그 시절을 기억할 수 있는 곳 ‘부산근현대역사관’을 소개하고자 한다.

일본의 부산 진출 역사를 보면 1407년(태종 7년)에 동래 부산포(현 동구 범일동, 좌천동 일대)에 왜관이 설치되면서 부산 왜관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임진왜란 후 부산 절영도(현 영도)에 간이 왜관을 지어 일본 사절이 묵을 수 있도록 하였다. 이후 1675년(숙종 1년)에 초량왜관이 착공되었다. 초량왜관은 약 33만㎡(10만 평) 규모로 일본 나가사키의 네덜란드 상관이나 중국인 거주지보다 훨씬 큰 규모였다.

이렇게 초량 일대에 거주하던 일본인들은 일제강점기가 되자 지금의 중앙동, 남포동, 대신동 일대에 그들의 거주지를 만들기 시작했고, 지금의 범일동에 ‘조선방직’을, 부산시민공원 자리에 ‘경마장’을 설치하게 된다. 경마장은 이후 ‘하야리아 부대’가 된다.

또한, 조선의 경제 독점과 토지·자원의 수탈을 목적으로 동양척식주식회사를 만들어 1909년부터 대한제국에서 활동을 시작하였고, 1929년 부산지점이 세워지게 된다. 이 건물은 해방 이후 부산 주재 미국 문화원, 부산 미국 영사관으로 쓰이다가 1982년 ‘미문화원 방화 사건’으로 폐쇄되었다.

이후 이 건물과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을 그대로 살려 2003년 총 200여 점의 유물과 2개의 전시실을 갖춘 부산근대역사관으로 재탄생시켰다. 이 건물은 1920년대에 철골과 콘크리트로 지어졌다. 서구 양식이 도입되던 당시 건축의 경향을 잘 알 수 있는 건물로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1년 부산광역시 지정기념물 제49호로 지정되었다.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은 인문학 거점으로 옛 한국은행 건물은 역사문화 거점으로 나뉜다. 인문학 거점에서는 동양척식주식회사 관련 자료와 미문화원 자료가 전시되고, 역사문화 거점에서는 개항도시 부산의 전시가 이루어진다. 이외에 기획전시실, 카페, 휴게공간도 있다.

부산근현대역사관은 부산 관련 근현대사 유물 및 전시물들을 통해 부산의 근현대사를 이해하고 기억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찾아보길 기대해 본다.

부산근현대역사관 Busan Modern & Contemporary
History Museum

주소 부산광역시 중구 대청로 104

휴무일 1월 1일, 매주 월요일

운영 시간 화~일 / 09:00~18:00(17:00 이후 입장 불가)

이용 요금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