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술술~ 연말연시 급성췌장염 주의하세요!
전민채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전임의사

2022년이 지나가고 새로운 2023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코로나로 사람들과 만나기 힘들었던 만큼 송년회, 새해맞이와 같은 다양한 모임들로 즐거운 시간을 계획하겠지만, 과도한 음주는 항상 조심해야 한다. 음주와 관련된 질환들은 많지만, 그중 특히 주의해야 할 급성췌장염에 대해 다루어보겠다.
췌장은 십이지장으로 각종 소화효소가 포함된 췌장액을 분비해서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췌장효소가 췌장내에서 활성화되면 췌장 자체를 소화하여 췌장에 국소적 염증이 발생하고 췌장 주변 조직과 타 장기까지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질환을 급성 췌장염이라고 한다.
급성 췌장염의 대표적인 원인은 담석과 음주이다. 이 중 과도한 음주는 알코올 자체가 지닌 독성이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췌장안에서 췌장액이 활성화되면서 염증이 발생한다. 이 외에도 고중성지방혈증, 고칼슘혈증, 둔한 복부 외상, 수술, 약물, 감염, 자가면역성 질환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또한 내시경 역행 담췌관조영술의 합병증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급성 췌장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복통이다. 통증은 경하고 참을 수 있을 정도의 불편감부터 심하고 지속적이며 꼼짝 못 할 정도의 고통까지 다양하다. 특징적으로 통증은 지속적이고 명치와 배꼽 주변에 나타나고 종종 등쪽으로 퍼져 나가기도한다. 바로 누우면 증상이 심해지지만 몸을 구부리면 복통이 조금 나아진다. 구역, 구토, 복부 팽만도 흔히 동반되며 때때로 회색 지방변을 보기도 한다.
급성췌장염을 의심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증상은 명치 혹은 상복부에 심하고 지속적이면서 등쪽으로 방사되는 급성복통이다. 약 90% 이상의 급성췌장염 환자가 복통을 호소하며, 40~70%에서는 등으로 방사되는 전형적인 복통을 호소하게 된다. 복통 이외에도 식욕부진, 오심, 구토 및 위장운동저하로 인한 복부팽만감을 호소할 수도 있다. 급성췌장염의 진단은 1) 명치 혹은 상복부에 심한 급성 복통, 2) 혈청 췌장효소(녹말분해효소 그리고/또는 지방분해효소)가 정상 상한치의 3배 이상, 3) 급성췌장염에 합당한 복부 영상 소견 3가지 중에서 2가지 이상이면서 다른 췌장 질환이나 급성 복통을 일으키는 질환이 배제되면, 급성췌장염으로 진단할 수 있다.
급성췌장염으로 진단을 한 후에, 가능한 한 빨리 원인에 대한 평가를 시작해야 한다. 급성췌장염의 원인은 다양하며 밝혀진 원인에 따라 치료 방침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담석에 의한 췌장염인 경우는 시술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어서, 가장 우선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급성 췌장염의 치료는 크게 초기 치료, 영양지원, 회복기 치료로 나눌 수 있다. 초기 치료에서는 심혈관 장애를 안정화하고 췌장의 미세순환을 증가시키기 위해서 즉각적이고 적절한 수액 공급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복통 완화를 위해 적절한 진통제를 사용하게 된다. 급성 담석성 췌장염 환자에서 담도염이 동반되거나 담도 폐쇄가 지속되는 경우 조기에 내시경 역행 담췌관조영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췌장효소 분비 억제를 목적으로 금식이 추천되었으나, 최근에는 장 마비와 같은 금기에 해당되지 않는다면 가능한 식이를 빠르게 하는 것이 급성췌장염의 감염을 포함한 전신 합병증을 예방하고 이환율과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일반적인 식사가 힘들면 튜브를 통해 장으로 직접 식이를 공급할 수도 있다. 식사는 보통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충분하고, 지방이 전체 에너지 섭취의 30% 미만인 저지방식이를 권장한다. 회복기 치료는 원인 제거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담석이 원인이었다면 경증의 급성 담석성 췌장염은 담낭절제술을 가능한 같은 입원 기간 내에 시행하고, 중증의 경우에는 염증반응이 충분히 해소된 후에 시행하는 것을 권장한다. 지속적인 음주로 발생하는 재발성 알코올성 급성췌장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금주가 필요하다. 만약 환자 스스로 금주하는 게 힘들다면 지속적인 금주 상담과 함께 필요하다면 약물을 통한 금주 치료를 고려해 볼 수도 있다.
급성 췌장염의 80%는 별다른 합병증 없이 회복되는 양호한 경과를 보이지만 15~20%의 급성 췌장염 환자는 지속적인 장기부전이 있는 중증 췌장염으로 진행하거나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다. 중증 췌장염의 경우 호흡 기능 장애, 혈액 응고 장애, 저혈압, 급성 신장 기능 장애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고, 상태에 따라 중재적 시술이나 수술이 필요하다. 급성 췌장염의 합병증으로는 급성 췌장주위 액체저류, 췌장가성낭종, 괴사성 췌장염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급성 췌장염 예방법의 기본은 금주이다. 음주로 췌장염이 발생했는데 치료 후에도 음주를 지속한다면 췌장염이 다시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다. 연말연시를 맞아 많은 모임이 있겠지만, 항상 소화와 당 조절로 열일하는 췌장을 위해서 한 번쯤 술을 거르는 것도 좋은 생각이겠다.

- 진료과목
- 췌담도질환, 췌담도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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