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병원
생명사랑 2024. 봄호
VOL.254
의료특집①

귀에서 나는 ‘삐이-’ 소리
이명의 원인과 치료

최성원 부산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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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이란 무엇인가요?

이명이란 외부 소리 자극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귓속이나 머릿속에서 소리가 들리는 증상을 말한다. 이명은 아무 의미 없는 소리가 들릴 때만 사용되며, 말소리나 노랫말 등이 들리는 환청과 구분되어야 한다. 가끔 피로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귀가 멍해지면서 ‘삐이-’ 소리와 같은 이명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전체 인구의 약 76%에서 이런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명 자체는 병이 아니라 비교적 흔한 증상이지만, 이런 소리가 사라지지 않고 지속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위해 이비인후과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이명은 어떻게 진단하나요?

이명에 대한 진단은 기본적으로 정밀 청력검사를 시행한다. 또한 귓속 근육이나 혈관 등의 문제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필요시 CT와 MRI 등의 영상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이명이 들리는 원인은 뭔가요?

이명의 가장 큰 원인은 난청이다. 대부분의 이명은 난청을 동반하며 그중에서 감각신경성 난청 동반이 가장 흔하다. 이명이 동반되는 여러 가설 중 최근에는 말초 청각기 손상으로 소리신호가 소실될 때 이에 적응하려는 달팽이관과 청각 중추들의 변화로 이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난청을 호소하지 않는 환자도 실제 검사 시에는 미세하게 청력이 떨어져 있거나 일상생활 중 자각하기 힘든 초고주파수대 난청인 경우가 흔하다. 정상 청력에서 이명은 드물지만, 원인은 다양하다. 예를 들어 달팽이관의 외유모세포에만 국한된 손상, 내유모세포와 청신경 사이의 시냅스의 결손, 청각과민증, 체성이명, 정신 심리적 장애, 두통 및 두부외상에서도 이명이 동반될 수 있다.

이명은 대부분 환자 자신에게만 들리지만, 타인에게도 들리는 객관적 이명(objective tinnitus)도 있다. 심장 박동 리듬에 따라 들리는 박동성 이명은 대부분 혈관성 이명으로 두개강, 두경부 혹은 흉강의 혈관들에서 발생한 소리가 혈관 또는 뼈를 통해 달팽이관으로 전달된다. 경정맥구 및 S상 정맥동 이상, 내경동맥기형, 동정맥 기형, 혈관성 종양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임신, 고혈압, 갑상선기능항진증 등 심박출량 증가로 이런 소리가 들리는 경우도 있다.

8번 뇌신경이 혈관구조물에 의해 압박을 받는 경우 이명, 난청, 발작성 어지럼증이 반복될 수 있고, 구개 또는 중이 근육들의 경련성 수축에 의해서도 이명이 생길 수도 있다.

이명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이명을 유발하는 질환은 다양하므로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고 정확히 진단하는 과정이 우선되어야 하며, 특히 갑작스럽게 발생한 난청을 동반한 이명은 반드시 빠른 진찰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이명의 가장 큰 원인인 난청을 해결하면 이명은 함께 좋아질 수 있다. 난청에는 대표적으로 전음성 난청과 감각신경성 난청이 있는데, 전음성의 경우 시술이나 수술을 통해서도 회복되는 경우가 있다. 감각신경성에는 노화성, 소음성, 이독성 난청과 그 외 내이질환 등이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떨어진 청력 자체를 이전처럼 회복시키는 것은 현재의 의학 및 과학 기술로 어려운 점이 많다. 따라서 보청기나 인공와우 수술 등을 통해 적절한 청각재활이 필요하다. 감각신경성 난청 중 돌발성 난청이나 메니에르병 등에서는 이뇨제, 스테로이드, 내이 혈액 순환 개선제 등의 적극적인 약물치료를 통해 청력 회복을 유도할 수 있다.

최근 많은 연구 결과를 통해 이명이 청신경로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기억, 감정, 인지에 관여하는 다양한 뇌 네트워크 영역의 활동을 통해 더욱 심해진다는 것이 밝혀졌다. 따라서 뇌 네트워크의 비정상적인 활동을 조절하는 약물치료, 상담치료, 소리치료, 인지행동치료, 신경조절치료 등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적절한 치료 시 이명의 호전율이 80%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근육경련성 이명은 근육이완제, 항경련제, 항불안제 등의 복합 요법으로 초기치료를 하고 이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해당 중이 근육을 절제하거나, 구개근에 보톡스를 주입하는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혈관성 이명은 측두골 CT, 뇌혈관조영 CT, 뇌혈관자기공명영상, 혈관조영술, 혈관초음파 등의 다양한 영상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증상의 정도와 치료위험도에 따라 치료한다. 우선 고혈압에 대한 검사와 적극적인 혈압조절, 심박출량을 늘릴 수 있는 내과적 질환을 진단하고 조절해야 한다. 혈관을 이완시키고 뇌 긴장을 완화하는 약물치료(propranolol 등)을 시행할 수 있으나, 보존적 요법으로 반응하지 않는 경우 혈관 중재치료,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이명 환자들에게 전달해 주고 싶은 이야기

이명 환자의 경우 큰 소리에 노출되는 환경을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큰소리로 장시간 이어폰을 사용하는 것이 난청의 원인으로 주목받고 있으므로, 특히 소음 환경에서 이어폰의 사용을 줄이고, 소음이 있는 작업장에서는 큰 소리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가능하면 귀마개 등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주변이 너무 조용한 환경일 경우는 이명 소리가 더 크게 느껴지거나 이명에 더 집중하게 될 수 있기 때문에 너무 조용한 환경을 피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카페인, 음주, 흡연 등도 이명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피하셔야 하고, 충분한 수면 등으로 신체 컨디션이 좋아지면 이명도 호전될 수 있다.

많은 환자가 이명은 치료할 수 없는 병이라고 알고 있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이명은 불치병이 아니며, 이비인후과 의사의 진료를 통해 이명에 대하여 정확히 진찰하고, 그에 대한 이명 재훈련 치료와 청각재활 등을 병행하면 충분히 호전 또는 치료될 수 있다.

자문교수
최성원 부산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최성원 교수 사진
진료과목
중이염, 내시경 귀수술, 난청(청력소실), 보청기, 어지러움, 얼굴신경마비(안면마비), 소아이비인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