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기 희망이 모여
생명의 빛이 되는 헌혈
한 명의 간호사가 귀한 헌혈증서 50장을 기부한 이야기부터,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헌혈을 이어나가며 생명을 나누어 온 간호사의 이야기까지, 부산대학교병원-양산부산대병원의 두 간호사로부터 사랑과 이해, 그리고 나눔의 가치를 들어본다.

헌혈을 시작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간호사셨던 저희 어머니께서 “엄마 죽으면 카데바 기증을 꼭 해달라”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의학 발전을 위한 굉장히 가치 있는 일 아니겠느냐고, 사회 일원으로 세상에 보탬이 될 소중한 일이라고요. 그날의 대화는 ‘가치 있는 일’에 대해 생각하게 된 저만의 큰 계기였습니다. 그러던 중에 헌혈을 꾸준히 하는 학교 동기와 친해졌어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때를 맞춰 헌혈하는 게 처음엔 의아했는데 옆에서 지켜보니 정말 멋진 일이라 느껴졌습니다. 이러한 계기로 친구를 따라 ‘가치 있는 일’ 헌혈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오랜 기간 헌혈을 지속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헌혈하러 가면 헌혈 100회, 그 이상 하신 분들이 정말 많았어요. 시작한 시점과 계기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꾸준히 헌혈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니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나는 나만 생각하고 살았는데 남을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고 수고로운 일을 하는 헌혈자들이 존경스러웠습니다. 그들의 뒤를 따라야겠다는 마음이 들었고 그 한 번, 두 번이 쌓여서 10년 넘게 이어오게 되었습니다.
김해랑 간호사에게 헌혈은 어떤 의미인가요?
오늘 마주할 응급환자들에게 한 줄기의 빛.
사고, 질병 등 다양한 이유로 수혈하는 환자를 많이 접하는 저는 응급실 간호사입니다. 원내 혈액원에 혈액 신청 후 출고가 늦어지면 환자, 보호자, 의료진 모두 애가 탑니다. “재고가 없대요” 한마디에 가족들 마음이 무너져 내립니다. 서울 까지 수량을 확보하기도 하는데 이런 상황들을 접할 때면 안타까움과 안도감이 공존해요. 응급상황에서의 수혈은 환자의 생사를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이 되기도 합니다. 매일 이 치열한 현장에서 헌혈은 생명을 나누는 일이 틀림없다는 걸 느낍니다.

헌혈을 시작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어렸을 때 봉사활동을 많이 했었어요. 여러 방면의 봉사활동을 알아보던 중 우연히 헌혈을 알게 되었고 ‘생명을 살리는 따뜻한 나눔’이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았던 것 같아요.
헌혈하면서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고등학생, 대학생, 직장인 생활을 하면서 지역을 옮기다 보니 다양한 장소 헌혈의 집에서 헌혈할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마다 현장의 간호사 선생님들께서 ‘헌혈을 엄청 많이 했다’고 하시며 ‘감사하다’는 말씀을 해주실 때 보람을 느낍니다.
헌혈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고등학생 때 첫 헌혈을 하러 갔었는데 빈혈 수치가 낮아서 연달아 3번가량 헌혈을 할 수 없다는 얘기를 듣고 ‘헌혈을 하고 싶은데 왜 못하는 거냐’고 엉엉 울어서 일하시던 간호사 선생님들이 전부 놀라서 달려와 달래주셨어요. 지금 제가 생각 해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다들 헌혈할 수 있는데 저만 못해서 서러웠었나 봐요. 그 후 열심히 건강관리를 한 다음 방문했을 때는 헌혈이 가능해서 축하 박수까지 받았던 기억이 나요.
코로나 이후 단체 헌혈이 현저히 줄었고, 청소년과 청년층 인구가 줄면서 혈액 보유량이 연일 ‘주의단계’에 머물러있 으며 코로나가 사실상 종식된 상태에서도 혈액수급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생명을 살리는 방법 중 의약품이나 기술, 장비는 개발하고 제작할 수 있지만 ‘피’는 헌혈이 아니면 만들어 낼 수없 다고 한다.
개인이 줄 수 있는 가장 이타적인 선물인 헌혈, 우리 주위의 수혈이 필요한 가족, 이웃을 위해 용기 내어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