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쉼이라는 선물,
부산복합문화공간

생(生)과 사(死)가 공존하는 장소. 그 장소인 병원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웃는 표정, 무표정, 굳은 표정까지 다양한 표정을 가지고 있지만 그 내면에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자신만의 긴장감이다. 각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긴장감과 고민, 걱정을 모두 내려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하루라도 바람을 쐬면서 나 자신에게 쉼이라는 선물을 주면 어떨까.

니체는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 망각이 중요 하다고 했다. 행복을 행복으로 만드는 것은 바로 잊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데 잠시 복잡한 일상은 잊어버리고 예술가의 작품을 보며 내면의 결핍을 채워보고자 한다. 또한 나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인생의 정답을 구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양 볼에 스치는 바람이 참 편안하다. 지나가 버린 과거에 집착 하거나 오지 않은 미래가 두려워서 이 순간을 제대로 살지 못했던 것은 아닌지..... 잠시의 여유로 이 순간의 행복을 느껴본다.

인간은 사라지기 때문에 아름답고 영원할 수 없어 고귀하다고 했던가. 나 자신도 죽을 것이고 나의 소중한 사람들도 죽을 것이다. 서점에 들러 샐리 티스테일 저자의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서’를 넘겨본다. 이 책은 돌아올 수 없는 여행을 떠나는 사람에게 참고할 수 있는 여행 안내서가 될 것 같다.

내 것이라고는 냉장고의 두유 하나와 입원할 때 입고 온 겨울외투 하나뿐이라던 그녀. 지금은 호스피스 병동으로 가지만 호전되어 퇴원하게 된다면 얇은 봄 외투를 사서 입겠다는 그녀와 함께 이곳에서 쉼을 느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