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병원
생명사랑 2023. 여름호
VOL.251
의료특집⑥

동병하치와 삼복첩

최준용 부산대학교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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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의료특집②
  • 부산의료특집③
  • 양산의료특집④
  • 양산의료특집⑤
  • 한방의료특집⑥
  • 치과의료특집⑦

한의학에서는 미병(未病), 즉 아직 병이 들지 않았을 때 미리 몸을 다스려 질병을 예방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여러 전통 한의서는 평소에 몸을 다스리는 각종 기공(氣功), 양생법(養生法) 등과 음식의 질병 예방 활용법에 대해서 여러가지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문화에서도 복날에 삼계탕을 먹는 이유에 대해 체력이 더 떨어지기 전에 양기(陽氣)를 보하기 위해서라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삼복첩은 다양한 한약을 갈아서 반죽한 뒤 우리 몸의 경혈에 일정 시간 부착시키고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치료인데, 여름의 초복, 중복, 말복에 시술하는 전통이 있어서 지어진 이름이다. 전통적으로 한여름에 삼복첩을 시술하여 몸에 면역반응을 유도해서 겨울철의 각종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는 치료로 겨울의 병을 여름에 미리 치료한다는 동병하치(冬病夏治)의 개념이 들어 있다.

삼복첩 치료에 대한 소개는 1695년 청나라에서 간행된 종합에서인 장씨의통(張氏醫通)에 처음 소개되었는데, “한여름 삼복 날에 백개자(겨자씨)를 혈 위에 붙이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좋은 효과가 있다. 경혈에 붙인 후 6~8시간 경과 뒤에 한약의 향기가 약해지면 제거한다. 10일 후 1번 도포하고, 위와 같이 3번 하면 질병의 근본이 제거된다”라고, 언급되어 있다.

수개월이 지난 뒤에 겨울철에 호흡기 질환 예방효과가 있다는 말은 다소 의아해 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현대과학적인 기전도 일부만 알려져 있을 뿐 정확한 과학적 작용 원리는 계속 연구 중이다. 그러나 이웃 대만과 중국에서는 한여름에 삼복첩 시술을 받는 것이 연례행사처럼 매우 대중화되어 있으며, 특히 중국에서는 매년 50여편 이상의 임상 연구가 쏟아져 나오고 있고 SCI 저널 임상연구를 모아서 분석한 다양한 체계적 문헌 고찰이 보고되어 있다.

국내에서 발표된 56명의 유치원 아동에게 삼복첩을 시술하고 겨울에 부모의 만족도를 평가한 결과 45명(80.4%)과 효과가 있다고 응답하였고, 11명(19.6%)은 효과가 없다고 답하였으며 부작용으로는 가벼운 소양감이 2건 있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소실되었고, 성격, 행동 등의 변화도 관찰되지 않았다고 한다.

삼복첩으로 겨울에 예방하고자 하는 질환들은 감기, 알레르기 비염, 기관지천식, 만성기관지염, 독감 등의 호흡기 질병 등이 많이 알려져 있고, 이외에도 겨울에 위장질환이 심해지는 경우에도 활용한다.

삼복첩의 부착시간은 약재의 종류에 따라 다소간의 차이는 있으나 성인의 경우 통상 4~6시간을 부착하는 것이 원칙이고, 피부가 민감한 경우나 어린이의 경우에는 수포가 생기는 것을 방치하기 위해 2시간 정도 부착한다. 물론 피부 자극반응이 심하게 나타나면 즉시 제거해야 한다. 시술 후 갑자기 발생하는 이상반응을 살피기 위해서 시술 받은 뒤 바로 귀가하지 않고 30분 정도 기다리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평소 아토피피부염, 만성두드러기 등 피부질환이 있으면 사전에 반드시 한의사와 상의를 하고 주의해서 시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상반응이 발생하지 않고, 있어도 경미한 가려움, 발적 등 정상반응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등에 삼복첩을 시술을 한 모습

건강한 겨울을 위해서 올여름 삼복첩을 한번 경험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자문교수
최준용 부산대학교한방병원 한방내과 교수
천진홍 교수 사진
진료과목
폐암, 폐전이암, 천식 및 알레르기질환, 만성 폐쇄성 폐질환, 만성기침, 결핵후유증, 기관지 확장증, 다한증(손,발,겨드랑이)
최준용 교수 진료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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