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플러 속에 감춘 고민,
당당하게 고개를 드는 봄을 선물하다 - 갑상선 로봇수술 개인 200례를 맞으며
전통적인 갑상선 수술은 오랜 시간 목의 주름을 따라 가로로 절개하는 방식으로 시행되어 왔다. 이로 인해 목 앞의 흉터는 피할 수 없는 결과로 여겨졌다. 다행히 의학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갑상선암의 5년 생존율은 현재 99% 이상에 이를 만큼 예후가 좋은 질환이 되었다
이제 의료계는 단순히 ‘암을 잘 치료하는 것’을 넘어, ‘수술 이후 환자의 삶의 질’을 깊이 고민해야 하는 단계에 와 있다. 성대 신경을 보호하여 목소리를 보존하고, 부갑상선의 기능을 지키며, 수술 부위의 유착을 최소화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환자가 거울을 볼 때 심리적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돕는 것. 이러한 치열한 고민이 바로 무흉터 수술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경부에 직접 절개를 가하지 않고 겨드랑이, 유방, 구강 또는 귀 뒤를 통해 접근하는 다양한 술기가 개발되었으며, 여기에 로봇수술 기술이 더해지며 정밀도는 한층 강화되었다. 로봇수술은 3차원 확대 영상과 자유로운 관절 움직임을 구현하여 협소한 공간에서도 정교한 조작을 가능케 한다. 이는 되돌이후두신경과 부갑상선을 보다 세심하게 보존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최근 갑상선 로봇수술 개인 200례를 달성하였다. 이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200명의 환자와 마주하며 함께 고민하고 결정해 온 과정의 기록이다. 각 환자의 종양 위치, 크기, 체형, 미용적 요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장 적합한 접근 방법을 선택해 왔다. 어떤 환자에게는 양측 겨드랑이-유방 접근법이, 어떤 환자에게는 경구강 접근법이, 또 다른 환자에게는 단일공 로봇수술이 더 적합했다. 핵심은 ‘최선의 방법’이라는 고정된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해당 환자에게 가장 최적화된 방법’을 찾아내는 일이었다.
물론 로봇수술이 모든 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수술 방법의 선택은 환자와 충분히 상의한 후 결정되어야 한다. 다만 선택지가 다양해졌다는 것은 환자에게 더 많은 가능성이 열렸다는 뜻이기도 하다.
갑상선암은 예후가 좋은 암이지만, 수술 후 남는 작은 흉터 하나가 평생의 고민이 될 수 있다. 수술은 병변을 제거하는 기술적 처치를 넘어, 환자의 삶 한 부분을 함께 책임지는 과정이기도 하다.
200례는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이다. 앞으로도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흉터를 최소화하고 기능을 보존하는 수술을 위해 한 단계씩 나아가고자 한다. 환자가 수술 이후에도 당당하게 고개를 들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내가 로봇수술을 지속해 나가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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