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병원
생명사랑 2022. 가을
VOL.248
의료특집⑤

치매환자의 성마름 증상 이해와 한의치료

김보경 부산대학교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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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가족, 일가친척 중 누군가는 치매에 걸려 투병 중인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노인성 치매의 경우는 시작되는 시점이 분명하지 않고, 검사를 받는 시점은 이미 증상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치매 초기 환자는 기억력 저하와 함께, 성격이 조급해지고 억지를 쓰거나, 화를 내고 짜증을 내는 경향이 자주 관찰된다. 당사자는 정확한 단어보다 ‘그거’, ‘저거’ 등의 단어들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생각이 안 나는데 상대가 빨리 알아듣지 못하면 답답하고 조급해져, 화를 내기도 하는데, 상대가 가까운 사람일수록 쉽게 더 자주, 크게 화가 폭발하는 경향이 있다. 기력이 약한 경우는 사소한 일에 짜증을 내기도 한다. 때로 사실이 아닌 것을 “네~네~.” 임기응변으로 거짓 이야기를 하거나, 심하면 망상에 가까운 믿음을 고집하기도 한다.

보호자의 입장에서는 ‘이거’, ‘그거’ 등의 단어로 하는 말을 알아듣기가 쉽지 않고, 때때로 과거와 현재가 섞이거나, ‘철수’ 대신 ‘영희’라고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기도 하여, 오류를 확인 수정하려고 하여도 설득이 되지 않고, 오히려 화를 내는 경우를 경험하면 당황스럽기 그지없다. 치매검사를 받아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되는 순간이다. 보호자가 검사를 권유하게 되면 “치매 등신 취급한다.”는 분노와 거부에 마주하게 되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한다. ‘치매’ 질병에 대한 두려움은 보호자뿐만 아니라 노인에게도 상상 이상으로 크다.

보호자는 치매 환자의 화냄, 거부와 분노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노인이 지금 하는 행동은 ‘당신’에게 화를 내는 것이 아니다. 감기에 걸려서 ‘열나고 기침’하는 것처럼, 본인의 답답함과 화가 겉으로 발산되고 있는 ‘증상’이다. 즉, 당신이 무언가를 잘못해서가 아니라, 현재 상태의 ‘증상’이 화를 내고, 억지를 보이는 것이니, 노인의 행동에 대하여 같이 화내고 시비를 가리지 않는 것이 좋겠다.

한의사는 이러한 환자의 ‘성냄’ 증상을 ‘간기울결(肝氣鬱結)’ 혹은 ‘간화상염(肝火上炎)’으로 설명한다. ‘간기울결’은 원하는 일이 순조롭게 잘 이루어지지 못한 울화가 분노,가슴 답답함, 짜증, 두통, 소화 장애 등을 일으키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고, 간화상염은 그 정도가 훨씬 더 심하여진 병적인 상태이다. 치매 당사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있는데, 단어는 입 안에서 뱅뱅 돌고, 나는 정확하게 말하는데 상대방은 잘 알아듣지 못하고 자꾸 엉뚱한 소리를 하니 답답하고 갑갑한 마음이 급하게 화로 표현되는 상태를 설명하는 용어라고 할 수 있다.

한의사는 이에 대한 한약 처방, 침구 시술을 하는데, 치료 과정에서 환자의 상황과 보호자와의 소통, 공감은 참 중요하다. 보호자는 치매와 관련된 검사를 권유할 때 단어선택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치매검사’라는 말보다는 ‘정기기억력 건강검진’ 을 추천한다.

[동의보감]은 사람이 나이 60이 되면 심기(心氣)가 약하여져서 슬픈 기분이 들기 쉽고, 기억력이 저하됨을 제시한다. 그래서 60대가 되면 1년에 한 번 기억력과 기분 검진(우울증, 불안증 등)을 건강검진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치매는 간단한 설문검사, 길고 다양한 설문검사, 혈액검사, 뇌검사 등을 통하여 세밀한 진단과 심한 정도를 판단한다. 최근에는 치매안심센터를 중심으로 기초적인 진단검사부터 상세한 감별진단까지 안내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치매는 안타깝게도 아직은 근본적인 치료법이 확립되지 못한 상태이다. 하지만 건강한 노인화(노화)를 삶의 방법으로 선택하고, 혹여 ‘치매’ 진단을 받더라도 온전한 기능을 잘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참 중요하다.

건강한 노인화(노화) 방법은 수면, 식사, 소변, 대변의 안정적 유지에서 찾을 수 있다. 한의학은 치매 주요 장소 ‘뇌’의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오장육부’ 의 중요성에 주목하여, 수면·식사·대소변이 원만하면 오장육부의 기능이 원활하게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았고, 결과적으로 뇌도 건강할 것으로 설명한다. 한의학은 오장육부의 건강을 통하여, 뇌의 기능과 기억력을 증진시키는 방법으로 치매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자문교수
김보경 부산대학교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교수
김보경 교수 사진
진료과목
정신건강관리, 치매, 두통, 불면증, 화병, 불안장애, 우울증, 학습장애
김보경 교수 진료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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