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의 메모지
저는 올해 5월 심장이식을 받은 환자의 여동생입니다.
저희 오빠는 4월 27일 심부전으로 입원 후 병동과 중환자실을 오가며 병원 생활을 해왔었습니다. 그러던 중 심장이식을 해야 한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듣게 되었고 가족들은 모두 걱정과 불안함의 연속인 나날들을 보냈습니다.
5월 18일 밤 10시 넘어 장기이식센터 선생님으로부터 기증자(뇌사자)가 나왔다며 다음 날 아침 8시 30분까지 병원으로 오라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얼마나 반갑고 설레던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전주에서 양산부산대병원으로 밤새 달려 그 시간이 되기까지 주차장에서 기다리며 밤을 새웠습니다. 기다리면서 오빠가 다시 살 수 있다는 기대감, 안도감과 기증자분과 그 가족분들에게 너무나 죄송스러움, 감사함에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그날 밤 11시 30분 심장 이식수술이 끝나고 오빠는 바로 심혈관계 중환자실로 이동하였습니다. 다행히 수술은 잘 되었다는 담당 교수님의 설명에 오빠가 새로운 생명을 덤으로 얻었다는 감사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오빠를 보고 싶었던 간절함이 있었지만 중환자실 사정으로 면회는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심혈관계 중환자실에서 환자 상태설명과 함께 어제 못한 면회를 하러 오라는 전화를 받고 한달음에 달려간 면회에서 오빠가 제일 먼저 손에 쥐어 준 것은 ‘심혈관계 중환자실 전정영’이라는 메모지였습니다.
내 의지대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중환자실. 수술 후 보호자도 없이 홀로 눈을 떴을 때 전정영 선생님이 오빠의 눈빛을 읽고 불편한 상황을 미리 알아내어 불편함을 해소해 주려는 섬세한 배려에 너무나 편하고 감사했다고 합니다. 몸도 아프고 마음도 지치는 힘든 상황에서 다정다감하게 대해 주시고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오빠에게 엄청난 위로가 되었다고 합니다.
흔히들 간호사는 ‘백의의 천사’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분들도 간호사이기 전에 중환자실이라는 급박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보니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보호자로서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전해드립니다.
이식수술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지금까지 도움을 주셨고, 지금도 도움을 주시고 계신, 그리고 앞으로도 많은 도움을 주실 양산대학교병원 모든 의료진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전주에서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의 여동생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