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병원
생명사랑 2021.봄호
VOL.242
의료특집⑥

봄맞이 건강관리

김은석 부산대학교한방병원 침구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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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산의료특집⑤
  • 한방의료특집⑥
  • 치과의료특집⑦
봄 환절기에는 완연한 봄 날씨를 보이다가도 갑작스럽게 이를 시샘하는 듯 꽃샘추위가 찾아온다. 이러한 환절기 기온변화에 우리 몸은 체온조절이 힘들고 신체 생리적 불균형 상태가 발생하면서 쉽게 피로가 쌓이게 된다. 한의학의 양생법(養生法)의 지혜를 빌려 건강하게 봄을 맞이할 수 있는 건강관리법에 대해 알아보자.

한의학에서는 하루의 시간 흐름과 계절의 변화를 매칭하여 아침은 봄, 대낮은 여름, 황혼은 가을, 밤중은 겨울에 해당한다고 본다. 한의학 고전인 《황제내경》에서는 봄철 3개월을 발진(發陳)이라고하여 생기(生氣)가 일어나 묵은 것을 밀어내고 새로운 생명을 일으켜 만물이 소생, 발육하는 시기라고 했다. 또한, 봄에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 산책을 하고, 옷을 넉넉히 입어 몸을 속박하지 않게하며 유쾌한 마음을 유지하여 벌하려는 분노를 품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천금요방》이라는 의서에서는 봄철에는 하체의 보온에 주의해야 몸의 양기 생성을 충분히 도울 수 있다고 했다. 즉, 봄의 특성에 맞추어 우리 몸의 하루 생체리듬을 조정하고 생리적 대사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생활관리를 강조한 것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보면, 봄에는 기상시간을 보다 앞당기고, 햇살이 비치며 생물들의 활동이 시작되는 아침 시간에 겨울철에 받지 못한 양기(陽氣)를 온몸으로 받으면서 산책이나 운동을 하는것이 좋다. 얇은 스타킹에 짧은 치마나 짧은 바지를 입고 두꺼운 외투를 입기보다는, 상체는 얇은 옷을 여러 겹 입어 기온의 급격한 변화에 대비하면서도 하체를 따뜻하게 보온하는 것이 봄철에 신체 활력을 기르는 방법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교류나 야외활동에 제약이 있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실내에 머무르면서 몸과 마음이 움츠러들지 않도록 탁 트인 곳에서 봄의 자연을 마음놓고 관망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오히려 봄이 되면 무기력해지고 불안해하며 우울해지기까지 하는 사람들도 있다. 자연의 변화에 몸이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새로운 출발과 변화에 대한 근심 걱정이 마음에 가득 차게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일수록 봄의 기운에 순응하여 겨울 동안 움츠러든 근육을 펴주고 피의 순환을 돕는 운동을 해서 몸과 생각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운동은 따로 시간을 내서 땀을 흘려 칼로리를 소모하고 근육을 단련하는 형태이거나 몇몇 신체 부분만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운동은 대개 평생 지속하기 힘들어서 그 운동을 중단했을 때 해당 조직에 피의 순환이 급격히 떨어지고 온도가 내려가면서 통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진정한 운동은 몸 전반에 피의 순환이 원활히 되도록 돕는 형태이면서도 그것을 평생에 걸쳐 꾸준히 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일상생활속에서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평생 운동은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서 있을 때는 엄지발가락에 힘을주고 발뒤꿈치를 들어서 까치발을 했다가 내리는 동작을 수시로 반복하는 것이다. 종아리근육이 펌프질 하듯이 혈관을 짜서 다리 쪽의 혈액이 심장 쪽으로 원활히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래서 혹자는 종아리 근육을 제 2의 심장이라고도 부른다. 다음은 팔을 들어서 앞으로 쭉 펴고, 힘을 줘서 손끝부터 말면서 주먹을 꽉 쥐었다 피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아기들이 ‘잼잼’하는 것과 같은 간단한 이 동작도 힘을 줘서 빠르게 하고 나면 금세 팔 전체와 손끝까지 혈액순환이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다음은 샤워할 때 겨드랑이와 사타구니 주위를 두드리거나 마사지하면서 샤워기로 따뜻한 물을 쐬는 것이다. 우리 몸에는 동·정맥으로 흐르는 피만 있는 것이 아니라 면역에 관계하면서 림프관을 흐르는 림프액도 있다. 겨드랑이와 사타구니 등의 마디에 림프절이 많이 분포하는데, 림프순환을 도우려면 이러한 곳을 자극하고 따뜻하게 하며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음식을 먹을 때는 양쪽 치아를 고루 이용하고, 침을 충분히 섞어서 천천히 씹어 먹도록하는 것도 하나의 운동이다. 이는 단순히 소화를 돕기 위한 것이 아니라, 씹을때 사용되는 근육들의 수축과 턱관절 운동을 통해 머리 쪽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다. 참고로 동의보감에는 윗니와 아랫니를 마주쳐 소리가 나게 하고, 모인 침을 세 번에 나누어 삼키는 고치법(叩齒法)이라는 양생법도 기록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바쁘게 지내는 가운데 정말 여유가 없다면 항문과 회음부에 힘을 쥐었다 푸는 케겔 운동을 수시로 해보자. 골반 내부와 생식기에 피를 짜주는 것으로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공부하면서 장시간 앉아 있는 학생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

코로나19와 함께 난 두 번째 겨울은 많은 사람에게 유독 길고 춥게 느껴진 시간이었을 것이다. 봄의 변화에 순응하는 생활양식과 피의 순환을 돕는 생활운동에 대한 필자의 제안이 코로나19에 맞서 싸우는 우리 모두에게 작은 보탬이 되기를 희망한다.

혈액순환을 돕는 운동
엄지발가락에 힘을 주고 발뒤꿈치를 들어서 까치발을 했다가 내리는 동작을 수시로 반복한다.
팔을 앞으로 쭉 펴고, 힘을줘서 손끝부터 말면서 먹을 꽉 쥐었다 피기를 반복한다.
림프절이 많이 분포하는 겨드랑이와 사타구니 등에 부드럽게 마사지한다.
음식을 먹을 때는 양쪽 치아를 고루 이용하고, 침을 충분히 섞어서 천천히 먹는다.
항문과 회음부에 힘을 쥐었다 푸는 케겔 운동을 수시로 한다.
자문교수
김은석 부산대학교한방병원 침구과 교수
김은석 교수 사진
진료과목
척추관절센터, 통증클리닉, 안면마비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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