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병원
생명사랑 2021.봄호
VOL.242
함께 걷는 삶

나누는 작은 행복, 함께 사는 사회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

최진실 기자

오혜숙 기부자가 공공보건의료사업팀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면 사회적 공헌은 우리 가까이에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영웅은 거창한 존재가 아닙니다. 일상 속 우리 옆에 있을 수도 있고, 당신이 그 영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추운 겨울 어느 날. 공공보건의료사업팀에 간병인 오혜숙 씨가 찾아왔다. 작은 금액이지만 기부를 하고 싶다며 쑥스럽게 50만 원을 건넷다. 올해 1월까지 총 100만 원을 기부하며 부산대학교병원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간병인 오혜숙 씨를 만나 따뜻한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었다.
부산대학교병원과 어떤 특별한 인연을 맺고 기부를 하게 되신 건지 궁금합니다.

제가 2009년 10월쯤 부산대학교병원에서 위암 수술을 받은 후 건강을 되찾았고 그 계기로 부산대학교병원에서 간병인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부산대학교병원에서만 간병인 일을 계속하고 있으니, 부산대학교병원은 제 직장이자 동시에 삶의 터전이라고 할 수 있죠. 특히 병원에 대한 감사한 마음과 위로받은 기억들이 많아 받은 만큼 갚고 싶었습니다.

아주 작은 금액이지만 지금부터 소소하게나마 기부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장기 기증을 신청해놓은 상태인데요, 부산대학교병원은 제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던 뜻깊고 감사한 곳이므로 제가 살아있는 동안만큼은 되돌려주는 삶을 살고 싶어요.

처음 기부를 시작했을 때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습니다.
기부하신 금액이 어떻게 사용되길 바라시나요?

병원에서 지내다 보면 아픈 사람도 많이 보지만 치료비가 없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도 많이 봅니다. 이런 분들께 사용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병원 경영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간병인으로서 병동 생활을 하다 보면 필요한 부분이 많습니다. 병동마다 다르겠지만 전동침대가 있는 병동이 있는 반면 수동침대를 사용하는 병동도 있습니다.

전동침대는 간병인들이 조금 더 수월하게 일을 할 수 있지만, 수동침대일 경우 수동으로 돌려서 높낮이를 조절하므로 간병인분들의 어깨가 아프거나 조금 불편하기도 하죠. 이런 부분들도 같이 개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작은 금액이라도 함께 나누는 삶, 나누는 보람을 느껴보셨으면 좋겠어요. 작은 기부액들이 모여 병원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본인에게 ‘간병인’이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간병인으로 일하다 보면 다양한 질환을 가지고 계신 환자들을 만나게 됩니다. 특히 암 환자분들은 인생에 희망을 잃거나 낙심을 많이 하는 경우를 보는데 안타깝죠. 그럴 때마다 저도 과거에 위암 진단을 받고 지금은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는 걸 얘기하면서 그분들을 위한 진심 어린 마음으로 위로를 해드립니다. 그리고 식단이나 행동 등 퇴원 후 집에 가서 관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나름의 관리법에 대해 설명해 드립니다. 그럴 때마다 환자분들이 많이 고마워하시는데 보람차기도 하죠. 저는 간병인으로서 일하고 있는 만큼 환자분들에게 희망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기부를 시작하고 달라진 점이 있으신가요?

제가 기부를 많이 한 게 아니라서 솔직히 이런 인터뷰가 쑥스럽습니다. 저는 병원에 감사한 일이 많아서 병원에 도움이 되고자 기부하게 됐습니다. 기부를 시작하는 이유는 각자 다르겠지만 기부를 함으로써 모두 같은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최대한 제가 힘이 닿는 데까지 기부를 하고 싶습니다. 기부를 하면서 직장에 대한 감사한 마음도 커지고 환자를 더욱 열심히 케어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병원보 독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제가 일하고 있는 부산대학교병원은 규모도 크지만 교수님들 실력 또한 최고이십니다. 환자분들과 보호자분들께서는 부산대학교병원을 믿고 진료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희망을 가지시고 얼른 쾌차하시길 바라며, 따뜻한 봄날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