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족에게 투여되는 약이라 생각하며 조제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와 동경으로 새로운 생활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았을 것이다. ‘바다, 우리나라 제2의 도시’에 대한 막연한 동경으로 잠깐 머물다 갈 생각으로 시작한 부산살이가 어느덧 14년째로 접어들어 이제는 부산대학교병원인으로서 엄연한 관리자가 된 인천이 고향인 그녀를 만나보았다.
오늘의 주인공 최인아 선생님은 2010년 시간제 약사로 입사하여 현재 특수조제 유니트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다. 특수조제 업무는 암 환자들의 항암제 조제와 경구섭취가 어려운 환자에게 정맥으로 공급하는 TPN(total parenteral nutrition) 조제 업무를 주로 한다. 항암제는 클린 룸에서 보호복과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조제를 한다, 항암제 조제 과정에서 약물 성분에 노출되거나 주사침에 찔리거나 기계에 다치는 등 다양한 사고에 노출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보호복을 입으면 땀이 비 오듯하여 어려움도 있지만 암 환자들이 호전되고 완치되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와 신생아 중환자실 아기들이 TPN 조제약을 맞고 좋아져 우유를 먹을 수 있게 될 때면 힘든 것은 사라지고 기쁨과 보람이 느껴진다고 한다.
그녀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약제부 자동화시스템에 있다. 최근 국내 최초로 도입된 항암주사 조제 관리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되는 것을 지금의 최우선으로 꼽는 그녀는 일에 대한 애착 또한 대단해 보였다. 항암주사 조제 관리 시스템은 항암제 조제 과정의 정밀성과 함께 환자 안정성을 보장하고, 조제 과정의 투명성과 효율성까지 도모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장비가 도입되면 전자동이 아니기에 더 확인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 업무가 늘어나는 부분도 있지만 환자의 안정성과 정확성을 높이는 등 장점이 많기에 그런 부분은 감수할 수 있어 새로운 시스템들이 더 도입되면 좋겠다고 한다.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그녀는 “새로운 시스템 도입 등 여러 가지 업무를 추진하다 보면 직원들이 힘들 수 있을텐데 말없이 묵묵히 잘 해주고 따라와 주어서 정말 고맙다”고 한다. 또한 업무를 하면서 감사함을 전하고 싶은 분들이 많다는 그녀는, 특히 시설관리팀과 홍보팀 직원들에게 꼭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별다른 장점이 없다며 겸손해하는 그녀는 조제에 대한 오해가 생기면 환자를 찾아가 직접 설명하여 이해를 시키며, 병원약사회 주최 영상 콘테스트에서 우리 병원이 2위를 하여 받은 상금을 근육병 환자 모임에 기부할 정도로 모든 것에 열정적이고 추진력이 있었다.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냐고 하니 반려견과 집 근처 공원을 산책하면서 내일을 위해 다 털어낸다고 한다.
차분하고 시크해 보이는 그녀는 직원들이 조제 과정에서 위험에 노출되었을 때 많이 속상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할 정도로 직원들을 마음 깊이 생각하고 챙기는 따뜻한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