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병원
생명사랑 2024. 가을호
VOL.256
만나러갑니다

누구보다 먼저
날씨를 찾아서!

부산지방기상청 기상관측차량 담당 박재우 주무관


부산지방기상청에서 한발 앞서 날씨에 대한 관측에 힘을 쓰고 있는
기상관측차량 담당 박재우 주무관을 만나보았다.

직장과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부산지방기상청은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날씨를 관측·예보하는 곳으로 시민들에게 신속·정확한 기상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 근무하는 ‘관측과’는 날씨를 관측하고 생산된 기상데이터를 수집·관리하며, 이를 위해 기상관측망을 구축·운영하는 부서이다. 흔히 기상업무의 시작은 기상관측이라고도 하는데, 미래의 날씨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기온, 습도, 바람 등 기상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부산지방기상청은 부·울·경 곳곳에서 발생하는 기상현상을 관측하기 위해 자동 기상관측장비(AWS), 기상관측차량, 해양기상부이, 연직바람관측장비 등 다양한 기상관측장비를 활용하고 있다. 저는 그중에서도 ‘기상관측차량’을 운영하고 있으며 태풍, 호우, 폭염 등 위험기상이 예상되거나 대형산불 등 재난이 발생하면 현장으로 이동하여 기상관측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집중호우 등 국지적인 기상현상과 이로 인한 기상재해가 증가하면서 현장관측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기상관측을 하시면서의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나요?

기상관측차량은 연간 100일 이상 재해·재난현장으로 출동하고 있다. 따라서 차량을 운영하는 담당자는 현장직과 사무직 그 중간이라 볼 수 있는데, 현장에 자주 나가는 만큼 다양한 사건·사고를 겪을 때가 많다. 최근에 있었던 일은 올해 여름(7월)에 발생한 사건으로 경남지역에 많은 비가 예상되어 산청군에서 현장관측을 하던 때였는데, 밤새 관측을 무사히 끝내고 복귀하려는 순간 차량의 바퀴가 진흙탕에 빠지는 일이 발생해서 바퀴에 돌을 덧대는 등 온갖시도를 해보았지만 모두 실패하였고, 결국 견인차를 불러 해결하였다. 요즘 비포장도로가 거의 없다 보니 전혀 예상도 경험하지도 못한 일이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관측장소를 선정할 때 도로(노면)상태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고 있고 덕분에 현재는 안전하게 관측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다시금 생각해 봐도 여름철 위험기상이 계속 이어지는 상황에서 꼼짝없이 갇힐 뻔한 아찔한 사건이었다.

기상관측차량 담당 주무관의 특별함이 있다면?

기상관측차량 담당자는 기상청 내에서도 현장업무가 많은 직원 중 한 명이다. 부산지방기상청의 관할 지역이 부산·울산·경남(20개 시군)으로 넓은 만큼 기상관측차량이 관측해야 할 영역도 넓다. 따라서, 기상관측차량 담당자는 여러 지역을 다니는데 그러다 보면 비교적 많은 지역에 대해 잘 알 수 있다. 지리적 위치나 지형적 특성, 기상 조건, 지역특산물 등 해당 지역민이 아니면 알기 어려운 것들을 알 수 있고 이러한 배경지식과 경험이 기상관측·예보 업무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업무를 수행할 때도 도움이 된다. 또 산이나 바다 등 여러 환경에서 기상관측을 하다 보면 무지개나 채운, 회오리바람 등 평상시에 보기 힘든 기상 현상을 종종 관측할 수 있는 행운도 있다.

기상관측차량 담당 주무관의 힘든 점과 뿌듯한 점이 있을까요

기상관측차량은 기상재해 조기감시와 산불 등 재난대응을 위해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위험기상이나 재난이 언제 발생하는지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고 신속한 대응을 위해 상시출동체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차량과 기상관측장비의 주기적인 점검은 물론이고 위험기상이 자주 발생하는 여름·겨울철, 산불 발생 위험이 높은 봄·가을철에는 언제 어떻게 상황이 발생할지 몰라 차량 담당자는 항상 긴장감을 가지고 생활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하지만, 개인(담당자)의 조그만 불편함이 신속·정확한 기상 정보를 제공하는 데 기여하고 나아가 부산·울산·경남 지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고 있다.

기상관측을 하면서 생긴 습관이 있다면요?

아무래도 기상관측 업무를 하다 보니 하늘을 자주 보게 되는데, 주말에 나들이나 산책을 하다가도 구름의 종류, 높이, 양이나 가시거리(시정) 등을 수시로 관측하고, 비가 오는 경우에는 기상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기상레이더 영상이나 관측자료를 보면서 비가 얼마나 왔는지 언제까지 올지 등 확인하는 습관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안전을 지키는 좋은습관이라고 생각하는데, 가끔 휴일에도 기상관측을 하는 저를 보면 친구나 지인 등 주변 사람들은 습관을 넘어 직업병이라 말하기도 한다. 물론 안타까운 마음에 하는 소리겠지만 기상청 직원으로서는 듣기 좋은 말이 아닐지 생각한다.

병원보 생명사랑 구독자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근의 날씨는 우리의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건강과 생명에도 영향을 끼친다.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국지적 호우·폭염·한파 등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기상재해가 늘어나고 있다. 부산지방기상청은 이러한 기후위기를 극복하고자 올해 5월부터 부산·울산광역시 육상특보구역 세분화(기존:1개 구역 → 부산 3개, 울산 2개 구역으로 분리)를 시행하고 있으며, 지자체 등 관계기관의 기상관측장비를 공동 활용하고 관측공백 지역에 자동기상관측장비(AWS)를 신설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소중한 하루를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부산 지방기상청은 하루도 쉬지 않고 달리고 있다. 여러분의 일상이 언제나 맑음이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