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병원
생명사랑 2024. 여름호
VOL.255
의료특집④

인공 방광이 무엇인가요?

남종길 양산부산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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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에 피가 보이면 비뇨의학과를 방문하게 되고 방광경 검사,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 초음파 촬영 등 다양한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결과를 듣기 위해 불안한 마음으로 외래진료를 볼 때 가장 걱정되는 상황이 아마도 방광암이나 신우 요관의 종양일 것이다. 요로상피암(방광암, 신우 요관암, 요도암)은 발암물질의 오랜 노출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따라서 요로상피의 상당한 부분이 변성되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재발도 많고 심지어는 같은 환자에서 발생한 종양이더라도 종양 각각의 성질이 다른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같은 요로상피암이라고 하더라도 환자별로 치료가 다르게 이뤄져야 한다.

방광암 환자에게 가장 먼저 고려하는 수술이 경요도방광절제술(방광 내시경을 삽입하여 방광의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이다. 검사 결과를 토대로 경과 관찰을 하는 경우도 있고 방광 내 약물 주입 치료나 방광전절제술을 하게 된다. 실제로 방광 내부 표면에만 암이 있는 경우라면 5년 이내 방광암 전이가 발생할 확률은 5% 미만이지만 방광 근육을 침범한 경우는 50% 이상에서 전이가 발생하여 사망하게 된다. 특히 림프샘 전이나 다른 장기로 전이가 있으면 예후가 매우 나쁘다. 이 중 방광 벽에까지 자란 암(근침윤성 방광암)은 방광경을 통한 수술로는 완전히 제거할 수가 없다. 즉, 방광벽을 침범한 종양을 모두 제거하려면 방광을 뚫어야 하는데 이 경우 소변이 복강 내로 누출될 수도 있고 특성상 종양이 방광 전체적으로 발생하기에 이런 경우 방광 전체를 제거하는 수술(물론 일부에서는 부분절제나 항암 방사선 치료를 하는 경우도 있음)을 하게 된다.

방광 전체를 제거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환자와 상의하여 소변을 배출할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가장 흔한 방법은 요관이 충분히 긴 경우라면 요관을 바로 피부 밖으로 빼서 복벽에 개구부(stoma)를 만들고 소변 주머니를 부착하여 소변을 돌리는 방법이 있다. 요관이 짧은 경우라면 회장(작은창자 말단부)을 이용하여 통로 (도관)를 만들고 여기에 요관을 붙여주며 반대쪽에는 복벽으로 개구부를 만들어 주는 수술이 있다.

하지만 수술 방법이 발전하고 있고 수술 후 삶의 질을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소변 주머니를 부착하지 않는 새로운 수술 즉 방광 대치술(인공 방광)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고 있다. 소변 주머니를 방광을 제거한 자리에 만들어 주는 수술이다. 소변 주머니는 회장을 이용해서 방광 모양으로 만들어 주고 개구부를 요도와 연결해 소변 주머니에 소변이 차면 복부에 힘을 줘서 요도를 통해 정상적인 배뇨와 같은 방식으로 소변을 볼 수 있게 하는 수술이다.

즉, 인공 방광은 외부에서 새로운 보형물을 방광 위치에 삽입하여 방광 기능을 하게 하는 방식이 아니라 환자 본인의 작은창자 말단부를 이용하여 절개를 넣고 수백 번 봉합하여 방광 모양으로 만들어 주고 방광 모양으로 만들어진 소장을 방광이 제거된 자리에 위치시켜 소변 저장소로, 인공적으로 만들어 주는 수술이다. 환자는 골반 아래 근육을 이완시키고, 복부에 압력을 높여서 자연 상태와 흡사한 방식으로 소변을 보게 된다. 하지만 불완전하게나마 소변이 마려운 느낌을 터득해야 하고 요실금 문제 특히 밤에는 소변이 일부 새는 경우가 많아 관리와 교육이 까다롭다.

인공 방광 수술이라고 하면 밖에서 만들어진 방광을 몸 안에 삽입하는 수술로 오해 하시는 분이 많은데 인공 방광은 환자 본인의 작은창자를 이용하여 야구공과 같은 모양으로 절개와 봉합을 반복하여 만들어 주는 소변 저장소이다.

아래 그림은 인공 방광을 만드는 과정으로 상당히 긴 작은 창자의 부분을 이용해서 방광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수술이 복잡한 만큼 수술 후 관리도 까다롭고 수술도 어렵다. 따라서 진료 지침에는 적어도 1년에 20개 이상은 하는 병원에서 수술받기를 권장하고 있으며, 경험이 많은 의료진과 병원의 시스템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인공 방광 수술과정(출처 : Operative Urology at the Cleveland Clinic, 2006)
자문교수
남종길 양산부산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남종길 교수 사진
진료과목
비뇨기종양(전립선암, 신장암, 방광암), 로봇수술 및 복강경수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