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가장 행복합니다

진단검사의학과는 다양한 파트가 협업하며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그 중 TLA(Total Laboratory Automation)상시검사실의 UM을 맡고 있는 박민순 선생님을 만나보았다. TLA상시검사실이란 파트가 생소하게 들리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TLA란 자동화시스템으로 화학, 면역, 혈액검사를 포함하여 다양한 검사를 연결하고 통합하여 운영하는 시스템으로 TLA상시검사실은 2022년 2월 생화학, 일반면역, 소변검사, 상시검사 부서가 통합되어 만들어졌다. 박민순 선생님은 2001년 입사하여 채혈실을 시작으로 혈액은행, 상시교대근무, 미생물 검사, 혈액검사 등 다양한 파트에서 근무했었고, 2008년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오픈 준비를 하면서, 이후 생화학, 일반/특수면역, 혈액검사실 등을 거쳐 현재 TLA화학, TLA면역검사실 그리고 1년 365일 24시간 검사를 시행하는 상시검사실을 포함한 TLA상시검사실 부서의 책임자가 되었다.
병원에서 마주치면 조용하고 차분해 보이는 분위기를 풍기신다. 역시나 풍기는 분위기처럼 MBTI가 ISTJ라고 한다. 항상 계획을 세우고 움직이는 스타일이라 마트에 쇼핑하더라도 계획한 대로 예정된 시간에 출발하고 사야 할 물건을 머릿속에 정리한 후 장을 본다고 한다. 부서 내에서도 활동적인 것은 싫어하는 부류에 속하는데 최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요리이다. 지금 살고 있는 곳이 일광인데 부인보다 일찍 퇴근하는 편이라 저녁 식사 준비를 본인이 하게 되었고, 막상 요리하다 보니 은근히 재미도 있어 자연스럽게 집에서 요리를 담당하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 방송되는 요리 유튜브는 거의 다 봤을 정도이며, 따로 정리한 나만의 요리 레시피만도 거의 책 한 권 수준이 될 정도이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인데 가정에서 요리 담당을 맡음으로 인하여 퇴근 후에는 다른 일을 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한다. “현재의 제 위치가 어떠하든 간에 저는 항상 현실에 만족합니다. 제 성격이 지나간 일에는 미련을 두는 편이 아니라서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해요.”라는 그는 오늘이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면서 생활한다. 큰 욕심 없이 은퇴 후에 불멍을 하면서 특별한 계획 없이 살고자 하는 그의 모습에서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12명의 임상병리사 선생님과 함께 일하며 한 부서를 책임지고 있는 그가 후배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한다. 모든 일을 혼자 해결하려 한다거나 어려움을 혼자 짊어지려고 하지 말라는 당부이다.
선배도 있고 동료도 있으니 도움이 필요하면 도움을 받고, 모르는 것은 질문도 하면서 선배들이 살아오면서 경험한 노하우와 연륜들을 전수받아서 조직이 함께 발전해 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한다. 지금도 TLA상시검사실에서는 재채혈 없는 추가검사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구성원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노력 중이다. 추가 처방이 나는 경우 별도로 추가 채혈을 하지 않는다면 환자 입장에서는 그 얼마나 좋은 일이던가. 노력해서 그 결과가 환자에게 이득이 된다면 또한 얼마나 행복할까! 일상에 의문을 던짐으로써 본인과 부서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사람 그가 바로 그런 사람인 것 같다. 그렇게 노력하여 만든 그만의 레시피는 또 얼마나 맛있을까? 어남선생의 요리가 아닌 양산부산대학교병원 박민선생의 요리를 언젠가 한번 맛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