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병원
생명사랑 2023. 가을호
VOL.252
함께 걷는 삶

따뜻한 성형외과
‘인지클럽 이야기’

글 이은숙 기자


국내 여러 의료기관의 성형외과 의료진들이 참여하는 해외(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의료봉사활동 단체 ‘인지클럽’의 총대장인 배용찬 교수를 찾아 4년 만에 재개된 봉사활동의 근황을 들었다.

국내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서 수술하지만, 내면의 평화를 경험해요.
그래서 매년 참여를 하게 되죠. 끊을 수 없는 이끌림입니다.
‘인지클럽’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인지상정(人之常情),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정을 말합니다. 흔히 인정이라고 줄여 말하죠. 인지상정에서 인지를 인용해 베트남과 라오스, 미얀마의 선천성 안면기형 아동들을 무료로 수술해 주는 해외 의료봉사 단체 이름이 되었습니다. 1997년에 베트남에서 첫 봉사활동이 시작되었고, 해외 의료봉사 단체 중에 드물게 현지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현재는 라오스, 미얀마까지 확대해서 봉사활동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참여 의료진의 자비로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게 특이한 점입니다.

인지클럽의 해외 봉사활동을 4년 만에 재개하신 소감이 어떠신가요?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봉사활동이 중단되었어요. 틀이 잡혀있었는데, 3년의 끊김이 있다 보니 새롭게 준비하는 게 어려웠습니다. 올해는 인지클럽이 봉사활동을 가지 못한 기간 동안 현지 의료기관에서 수술했지만, 수술이 잘못된 환아들의 재수술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국내 같았으면 한 번의 수술로 끝날 수 있었던 환아들을 보면서, 인지클럽의 지속적인 활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

인지클럽의 봉사활동으로 치료한 환아 중 기억나는 환아가 있으신가요?

현지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마취 방법에 따라 수술 일정을 잡습니다. 한정된 기간이라 전신마취로 수술할 수 있는 건수가 제한됩니다. 5세 전후의 환아였어요. 어려서 전신마취를 해야 했지만, 도저히 일정이 허락되지 않아 부모님 동의하에 부분마취로 구순열 재건수술을 진행했어요. 수술 시작 전 움직이지 않도록 여러 번 설명은 했지만, 워낙 어려서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우려와 달리 수술 내내 협조가 무척 잘 됐고, 그 덕에 수술 결과도 매우 좋았어요. 어렸지만, 이번이 치료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을 했던 건지 두려움을 참는 모습을 보고 안타깝고, 짠한 마음이었습니다. 잘 참아줘서 고마웠던 환아로 기억합니다.

해외 의료봉사 활동의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행정적인 준비가 어려워요. 메디컬 NGO인 글로벌 케어에서 도와주지만, 참여 의료진들이 직접 준비도 해야 합니다. 국내에서는 수술만 하면 되지만, 자비로 참여하는 인지클럽 해외 봉사활동에서는 의료 물품 구입 같은 행정적인 부분을 직접 진행합니다. 국내에서 잘 준비해도 현지 통관 문제도 쉽지 않습니다. 2023년은 총대장(총책임자)으로서 코로나로 끊어졌던 봉사활동 흐름을 예전처럼 이어야 하는 부담감도 있었어요. 여러 어려움에도 무사히 봉사활동을 마칠 수 있었고, 현지 의료진을 대상으로 학술 세미나까지 개최되어 K-성형의 우수함을 알릴 수 있어서 보람되었습니다.

함께 해외 봉사하는 분들, 또는 봉사활동을 망설이는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국내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서 수술하지만, 내면의 평화를 경험해요. 그래서 매년 참여를 하게 되죠. 끊을 수 없는 이끌림입니다. 수술하는 동안 그냥 편하고 행복합니다. 이런 감정은 저뿐 아니라 인지클럽 구성원들이 공통으로 하는 이야기입니다. 가끔 인지클럽의 후원 계좌에 무명인들의 후원금이 들어와 있어요. 이런 정성들이 봉사활동의 정당성과 지속성의 힘이 됩니다. 우리 사회에 봉사활동이 취미 생활인 분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인지클럽 향후 활동 계획을 여쭤봅니다.

인지클럽의 장점은 국내에서 많은 수술 경험이 있는 의료진들이 참여합니다. 실력은 봉사활동 현지에서 성공적인 수술 결과로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현지 의료진들의 인지클럽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습니다. 지금까지 봉사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던 근원이 국내 참여 의료진들의 수준 높은 실력이라고 자부합니다. 이를 유지발전 시키고, 봉사활동이 끊김 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환아들의 밝은 미소를 찾아주고 나면 구순구개열 재건을 전공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수없이 한다는 배용찬 교수는, 체력이 허락하는 한 인지클럽 해외 봉사 활동을 지속하고 싶다고 한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인지클럽에 도움이 될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실행을 다짐했다. 기자와 똑같은 고민을 하는 독자들이 많길 바란다.

  • 후원계좌 : KB 국민은행 792601-00-001279 예금주명 : 사)글로벌케어(인지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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