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병원
생명사랑 2023. 가을호
VOL.252
직원만남

배려와 따뜻함을 지닌 아르메니아를 닮은 사람

글 오정숙 기자
  • 직원만남 ①
  • 직원만남 ②
부산대학교병원 신경외과 중환자실 조연선

아르메니아는 여러 개의 꽃잎이 동그랗게 잘 어우러져 있는 모양의 야생화이다. 꽃말은 배려, 온순 등 꽃말과 꽃 모양을 보면 오늘의 주인공을 떠올리게 하는 꽃이다.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거나 좋은 사람으로 인식되기는 정말 힘들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있었다. 바로 신경외과중환자실에 근무하고 있는 조연선 선생님이다.

인터뷰 요청 시 본인은 있는 듯 없는 듯 말없이 조용히 근무하고 싶다며 너무도 완강히 거부하여 한참의 설득 끝에 인터뷰 할 수 있었다. 어머니의 꿈이었던 은행원 뒤로 한 체 그녀는 지인의 권유로 2002년 2월 병원에 입사하였다. 응급중환자실에 9여년, 병동에 10년 근무 후 현재는 신경외과 중환자실에 근무하고 있다. 중환자실 근무가 힘들지 않냐고 물으니, 이동을 많이 해야 하는 병동 업무와는 달리 중환자실은 중환자실 내에 머물며 해야 하는 업무(치우고, 닦고, 정리하는)가 많아 서로 장단점이 있다며 이 정도 일도 안 하고 월급 받으면 되겠냐며 해맑게 웃는다. 세상 긍정적이고 순수함 그 자체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묵묵히 맡은 업무에 충실하고, 누군가 어려움이 생기면 도와줄 수 있는 옆집 아줌마 같은 편안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조연선 선생님을 같이 근무하는 선·후배 동료들은 그녀를 이렇게 말한다. ‘굉장히 열심이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솔선수범하는 직원’, ‘항상 긍정적이고 소통을 잘하며, 무엇이든지 남보다 더하려는 직원’, ‘매사에 열심이고 동료들을 잘 챙기고 따뜻하고 순수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며 칭찬 일색이었다.

그런 그녀에게도 힘들었을 때도 있었다. “처음 응급 중환자실에 발령받아 아무것도 모를 때 어려움도 많았지만, 당시 응급 중환자실 수간호사였던 이영순 선생님(양산병원 전 간호부장)께서 업무가 미숙한 나에게 하나하나 설명하며 자상하게 가르쳐 주어 지금 이렇게 근무를 잘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함을 전하고 싶어요”라고 한다.

근무하면서 보람된 일은 직접 진료하지 않는 직종이지만 많이 아팠던 환자들이 호전되어 고맙다고 인사할 때 병원에 근무하는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업무 중 생기는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냐고 물으니 특별한 방법은 없고 ‘에이 오늘은 일진이 좋지 않네. 이런 일도 생기네’라고 생각하며 퇴근길에 친한 언니에게 넋두리로 수다를 떨다 보면 자연스럽게 풀린다고 한다.

퇴직이 몇 년 남지 않은 그녀는 퇴직 후의 삶에 대해 친한 언니와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고 계획도 세워보고 가끔 등산도 다니며 소소한 행복을 느끼기도 한단다. 병원에 바라는 점은 별다른 게 없단다. 복지를 조금 더 좋게 해주면 좋겠지만 지금도 만족스럽다며 이렇게 근무하는 것에 항상 감사한 마음이라는 그녀는 말하는 모습은 천상 경상도 사람으로 뚝배기처럼 조금은 투박해 보이는 것 같지만 배려와 감사함이 몸에 베인 조직에 꼭 필요한 직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