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병원
생명사랑 2023. 여름호
VOL.251
직원만남

잘 모르시겠지만,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

글 이창호 기자
  • 직원만남 ①
  • 직원만남 ②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중앙공급실 윤정옥

중앙공급실은 병원 내에서 진료, 수술 및 처치에 사용된 후 반납되는 각종 의료기구와 재처리 소모품 등을 세척·포장하여 멸균하고 환자와 직원이 사용하는 각종 환의, 침구 등을 세탁하여 공급하는 일을 하는 곳이다. 양산부산대학교병원의 공급실은 크게 세 곳으로 나누어지는데 수술기구 등을 소독 포장하는 세척실, 이를 멸균하는 멸균실 그리고 환의 등을 관리하는 린넨실이다.

오늘은 린넨실에 근무 중인 윤정옥선생님을 만나 보았다. 윤선생님은 2008년 양산부산대학교병원 개원 당시 협력업체인 K-Tech 소속으로 입사하여 9년 동안 파견직, 계약직 등을 거쳐 5년 전 정규직으로 임용되었다. 처음에는 세척실에서 일하였고 이후, 14년 근무 중 10년간을 멸균실에서 있었다고 한다. 멸균실의 경우 업무 강도가 높아 남자만이 일하는 자리여서 지금까지 여자가 근무한 것은 윤선생님이 처음이자 마지막 이라고 한다. 육체적으로 힘들며 당시만 해도 보수도 박하다 보니 남자 직원들도 1년을 버티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쉽게 그만두는 것이 자신에게 용납이 되지 않는 성격이라 버티기를 하루 이틀 하다 보니 어느덧 오늘에 이르렀다고 한다.

감사하게도 그러한 노력에 대한 보상으로 병원 해외연수의 기회도 정규직의 기회도 얻게 되었다고 한다. 정규직이 되고 보니 누군가는 당연히 누리는 복지제도, 휴가, 병가, 연금 등이 너무나 좋다고 하다고 한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 20대에 입사하여 40대가 되도록 앞만 보고 달려왔다고 한다. 일과 가정을 돌보기도 빠듯했을 텐데 ‘사회복지사 2급’ 자격도 취득하였고 최근에는 수영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야 자신을 돌아보기 시작했고 현재로서는 큰 꿈은 없다고 하지만 항상 책을 가까이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공급실은 업무의 특성상 공급이 완벽히 이루어져도 받는 입장에서는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일하면서 성취나 보람을 느끼기는 쉽지 않다. 그런것 보다는 하루하루 별 탈 없이 일을 마치고 동료들과 서로 도우며 잘 지내는 것이 이곳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그만큼 팀워크가 중요한 곳이다. 또한, 잊어서는 안되는 직원들이 있다고 했다. 시간제로 근무하는 통합장애인 계약직원들이 10여 명이다. 이들이 하는 일이 상대적으로 간단한 업무 보조라고는 하나 없어서는 안 될 만큼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앞으로도 그분들과 오래오래 같이 일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한다.

병원의 많은 직원이 환자와의 관계를 통하여 일의 보람과 성취를 느끼지만, 다른 곳에는 묵묵히 그들을 돕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 공급실 또한 그런 곳 중의 한 곳이다. 가끔은 그분들에 대한 고마움을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