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호흡을 느껴보세요”
근육병 환자들의 여덟 번째 콘서트
- “하모니카 콘서트는 많은 사람의 위로이고, 희망이자, 기적입니다”
희망 트리에 남겨진 응원 메시지다.

2022년 12월 23일, 부산대병원 성산홀 무대에 설치된 대형 TV에 하모니카를 든 연주자들이 등장했다. ‘Jingle Bell Rock’, ‘종이학’,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등 하모니카 영상 콘서트가 진행됐다.
이번에 8회를 맞은 하모니카 콘서트는 매년 연말이면 성산홀 무대에서 멋진 복장과 환호해주는 관객 앞에서 갈고닦은 실력을 뽐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지난 2020년부터 각자의 공간에서 연습하고, 연주해 영상으로 담아냈다.
왜 하모니카 연주를 할까? 콘서트에 출연한 이들은 모두 근육병을 앓고 있는 환자다. 하모니카 연주는 호흡을 위한 재활 치료인 것이다. 근육병은 점진적인 근력의 감소로 보행 능력의 상실과 심장 기능 약화, 호흡부전 또는 심장부전에 의한 사망을 특징으로 하는 희귀질환이다.
부산대병원 재활의학과는 2015년부터 하모니카를 이용한 호흡운동으로 효과를 보고 있다. 하모니카는 들숨 날숨으로 소리가 나는 데다 목에 거치대를 걸 수 있어 고개만 좌우로 움직일 수 있으면 누구나 연주가 가능해 근육병 환자에게는 호흡운동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악기다.
짧고 흥겨운 랜선 공연이었지만 하모니카를 연습하고, 연주까지의 준비 과정은 쉽지 않았다. 한자리에 모여 연습을 못 해 지난 하반기 내내 음악 선생님이 집으로 방문 해 일대일로 연습을 거듭했다고 한다. 여기에는 하모 니카 선생님 세 분과 부산지역 하모니카 동아리인 ‘화음정’ 회원들이 숨겨진 노력이 뒷받침됐다.
하모니카 연주를 호흡운동으로 기획하고 총괄하는 재활의학과 신용범 교수는 “올해도 오프라인 연주회를 하지 못해 아쉽지만 힘든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준비해준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오른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 “아직 코로나19의 그늘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올한해도 꾸준히 하모니카 호흡운동을 하면서 호흡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 근육병 장애인들에게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내년 이맘때에는 멋진 무대에서 멋진 옷을 입고, 멋지게 환호하는 관객들과 함께 하모니카 콘서트가 열리길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