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발 웹 드라마 ‘좋좋소’로 미디어 시장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다

중소기업에 취직한 29세 사회 초년생 조충범을 주인공으로 한 부산표 웹 드라마 ‘좋좋소’는 중소기업 직원들의 공감을 일으키며 중소기업 현실 고증 끝판왕이라는 반응을 얻으며 흥행했다. 회가 거듭될수록 화제성이 급증하여 2022년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었으며 웹 드라마가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 초청받은 경우는 처음이다. 부산 지역을 촬영 장소로한 ‘좋좋소’를 제작한 디테일 스튜디오 이태동 대표를 만나 보았다.
소개를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이태동입니다. 저는 부산 지역의 대학을 나온 후 부산에서 독립 영화를 제작하는 프로덕션을 운영하다가 ‘좋좋소’라는 웹 드라마를 만들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디테일 스튜디오라는 웹 드라마 회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떤 콘텐츠인가요? 어떻게 제작을 시작하시게 되었나요?
‘좋좋소’는 중소기업에 취직을 하게 된 20대 후반 조충범이라는 남자 캐릭터가 회사를 다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내용입니다. 중소기업을 다니는 직장인들의 애환을 담은 드라마죠. 부산 지역 여행 유튜버인 곽튜브를 통해서 ‘좋좋소’의 감독이신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 감독님을 소개받았습니다. 빠니보틀은 해외여행을 하는 유튜버인데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에 있다 보니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으셨나 봐요. 그래서 웹 드라마를 한 번 만들고 싶은데 도와달라는 제안이 와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곽튜브가 미생의 엄청난 팬이라며, 미생 같은 오피스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고 제안을 했습니다. 오피스 드라마는 예산이 많이 들기 때문에 예산이 적게 드는 5인 미만의 사업장의 이야기를 담게 되었습니다. 그곳에는 꼰대 사장도 있을거고 오타쿠도 있을 거고요. 예산이 제한적이라 배우도 지인 배우들로 섭외를 했습니다.

제가 부산에서 영화과를 나오고 박사과정과 촬영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산에서의 제작 환경이 잘 갖춰져 있었습니다. 부산에서 촬영을 하면 제작 역량이 더 강화되기 때문에 제작진들과 함께 부산으로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시즌1 초반은 서울에서 촬영을 했었는데요. 당시에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져서 촬영을 중단하는 상황이었는데 부산 지역은 상대적으로 거리 두기가 완화되었던 점도 있었고요.
다른 지역보다 좋은 점은 ‘로케이션(촬영 환경)’입니다. 부산에는 지역 색깔이 뚜렷한 곳도 있고 색이 나지 않는 공간도 있어요. 바다와 산이 있고. 촬영을 하기에 유리한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강계장’ 같은 경우는 제 경험담이긴 합니다. 경험에서 과장과 허구를 섞어서 드라마화했죠. 하지만 결국은 관찰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기존의 판타지 요소가 가미된 드라마보다는 조금 더 현장감이 있는 영상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계속 관찰하고 고민하고요. 그리고 딱딱하고 무거운 분위기에서 촬영하기보다는 배우들에게 비교적 편한 환경을 조성하려고 노력합니다. 덕분에 배우들의 아이디어도 잘 반영되는 편이고요. 이런 점들이 합해져 다큐 같은, ‘하이퍼 리얼리즘’을 추구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영화나 드라마, 숏폼(짧은 길이의 영상) 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입니다. 현재 유튜브 ‘없는 영화’라는 시리즈물도 계속해서 병행하고 있고요. 현재는 패스트 미디어라고 제가 구분 짓는, 즉 빠르게 계획, 촬영되어 송출되는 형태의 작품들을 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원래 슬로우 미디어(비교적 천천히 기획, 촬영을 거쳐 송출되는 드라마나 영화)를 했던 사람이거든요. 다시 슬로우 미디어 작품도 해볼까 해요. 최근에 영화 연출로 제안이 오기도 했고요.
저도 병원 이야기를 다루어보고 싶습니다. 풀어낼 수 있는 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요. 그중에서도 전형적인 메디컬 드라마의 전문적인 면을 다루기보다는 병원에서 개선되어야 할 문화가 있다면 조사해서 현실적으로 담아내면 어떨까요. 사회적으로 좋지 않은 문화를 꼬집고 또 그것이 유쾌하게 까발려져서 개선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