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병원
생명사랑 2022. 여름
VOL.247
우리가족 건강 지킴이

당뇨인을 위한 영양만점
여름 보양식
‘초계탕’

정소희 부산대학교병원 영양팀
정소희 부산대학교병원 영양팀 사진
새콤달콤 초계탕으로 여름철 단백질 보충

초계탕은 닭, 마늘, 삼 등을 넣고 푹 고아낸 닭 육수를 얼려 차가운 국물로 만들고, 거기에 삶은 닭고기와 야채, 식초, 겨자를 넣어 새콤한 맛을 낸 음식이다. 얼음이 귀한 탓에 예전에는 궁중연회 때 임금의 수라상에나 올랐고, 1930년대 들어서야 일반인도 먹을 수 있었는데 추운 함경도와 평안도 지역에서 즐겨 먹었다고 한다. 이후 얼음이 흔해지면서 언제든 초계탕을 먹을 수 있게 되었고, 더운 여름철 별미로 인기를 얻고 있다.

초계탕은 진하고 담백한 국물에 새콤달콤한 맛이 더해진 매력적인 음식이다. 국물을 낸 닭고기는 살코기만 분리해 고명으로 올리는데, 필수아미노산과 비타민이 풍부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또한 다른 고기와 비교해 단백질이 풍부하고 소화와 흡수가 잘 되기 때문에 활동량이 적은 여름철 보양식으로 안성맞춤이다. 닭을 삶을 때 넣는 마늘은 고기의 냄새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체온을 높여 위장을 보호해 주기 때문에 찬 음식으로 인해 탈이 나는 것을 예방해 준다. 이 밖에 오이, 무, 양배추, 파프리카 등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를 같이 곁들여 먹기에 당뇨병이 있는 사람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남은 국물에 메밀국수 말아 호로록

초계탕은 한 가지 메뉴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삶은 닭고기와 채소를 다 건져 먹은 후 남은 국물에 어떤재료를 넣느냐에 따라 또 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시원한 국수로 마무리하고 싶다면 소면보다는 메밀국수를 추천한다. 메밀은 고혈압 등의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고 식이섬유가 다량 함유되어 있어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메밀의 루틴, 혈당·콜레스테롤 조절에 도움

당뇨에 대한 효능은 메밀에 들어있는 루틴(rutin)성분 때문이다. 국립식량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루틴은 혈당과 ‘나쁜’ 콜레스테롤(저밀도 지단백, LDL) 수치를 감소시켜 당뇨병과 고혈압 등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미국 농식품화학회지(J. Agric. Food Chem, 2001)에 따르면 메밀국수의 혈당 지수(GI: 식품 섭취에 따른 혈당 상승 정도)는 백미의 절반 가량으로 낮다.

메밀에는 루틴 외에도 피로해소와 염증 완화에 좋은 비타민 B군, 마그네슘, 칼륨 등이 들어있다. 다른 곡물에 비해 단백질 함량 또한 높다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식물성 식품에 부족하기 쉬운 필수아미노산인 라이신 함량이 높은 편이다.

‘일반 메밀보다 쓴 메밀이 효과 크다’

메밀은 단 메밀과 쓴 메밀이 있는데, 쓴 메밀은 단 메밀보다 루틴이 70배 이상 함유되어 있고, 양질의 단백질과 라이신 함량이 더 높다.당뇨를 비롯해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려면 쓴 메밀이 더 효과적이라는 얘기다.

이를 입증하는 국내 연구도 나왔다. 최근 한국식품과학회지에 실린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연구에 따르면 쓴 메밀의 루틴 함량은 일반 메밀보다 44∼48배 높으며, 항산화성분인 플라보노이드와 폴리페놀 함량도 2.5∼4.8배 높았다. 제2형(성인형) 당뇨병을 일으킨 생쥐 실험에서는 쓴 메밀 종실을 먹인 생쥐의 당뇨병 개선 효과가 일반 메밀보다 뛰어났으며, 혈당도 더 많이 떨어졌다. 연구팀은 “루틴 등 항산화성분이 많이 든 쓴 메밀 전초가 일반 메밀 전초보다 항당뇨 효능이 더 뛰어났다”고 말했다.

초계 메밀국수 혈당 걱정 없이 먹는 TIP

  • 닭고기, 오이, 채소 등 고명을 먼저 먹는다. 채소나 단백질을 먼저 먹고 탄수화물을 먹으면 혈당이 천천히 오른다.
  • 메밀국수는 메밀의 함량이 높은 것을 고르고, 국수의 양은 삶아서 200g(밥공기) 이내로 제한한다.
  • 천천히 씹어서 먹는다. 먹는 속도가 빠를수록 혈당도 빠르게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