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마음이 보여요... 민은정 임상심리사

우리 병원이 개원하고 정신건강의학과 병동 오픈을 준비할 때 처음 민은정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 세월이 흘러 오늘, 기자와 직원만남 코너의 주인공으로 다시 마주 앉았다. 마주하지 못한 세월 때문이었을까? 인터뷰는 뒷전이고, 그간 지내온 이야기 보따리를 푸느라 하하 호호~~. 기자도 오랜만에 무장해제(?)하고 즐거이 그리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이것이 임상심리사 17년 경력의 내공일까?
임상심리사는 환자에 대한 심리평가, 심리교육과 환자 가족에 대한 심리상담을 진행한다. 특히 정신건강임상심리사는 그 대상이 정신건강의학과 환자와 그 가족이며, 다른 과의 협진을 통해 심리평가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심리평가를 진행하기도 한다. 그녀는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임상심리사가 되기 위해 임상심리수련과정 3년을 이수하고 다른 병원 근무 4년을 거쳐, 우리병원에서 13년 3개월째 근무하고 있다. 현재 임상심리실을 이끌고 있으며, 임상심리수련생들을 배출하고 있는 임상심리수련 슈퍼바이저이기도 하다.
초기에는 임상심리사라는 낯선 명칭이나 심리평가 과정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한다. 협조가 되지 않는 환자들을 설득하고, 말을 하지 않는 아이들을 달래거나 놀아주며 검사를 진행해야 할 뿐 아니라, 검사 중에는 왜 그 방에 전화를 받을 수 없는지, 왜 혼자 쓰는 검사실이 필요한지, 도대체 검사는 왜 4시간씩이나 걸리는지, 검사는 왜 이렇게 밀리는지 이런 여러 가지를 설명하는 것 말이다. 업무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오는 어려움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련 병원으로 인증을 받고, 수련과정을 진행하고, 우리 병원 졸업생들이 전문가로서 역할을 해내는 것을 보면 굉장히 뿌듯하고 보람을 느끼며, 더욱더 책임감을 가지게 된다고 한다. 이 과정에 도움을 주시는 분들께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있다.
수련과정에 대한 애착때문일까? 가장 기억에 남는 것도 임상심리사가 되겠다는 마음만 가지고 빡빡한 수련 과정과 다소 열악한 처우를 견뎌준 수련선생님들 한 분 한 분이라고 한다. 직접 임상심리 수련 과정을 만들고 개선해왔던 그간의 노력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인터뷰 중 스케쥴 조정 전화가 와, 슬쩍 스케쥴표를 곁눈질해 보았다. 일정이 빼곡이 적혀 있다. 요즘 다른 부서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코로나 확진으로 근무인력이 줄었다고 하는데, 이렇게 인터뷰 시간을 내어준 것에 다시 한 번 감사함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병원이라는 큰 조직 속에서 혼자 외로운 섬처럼 지낸 순간도 있지만, 임상심리실이라는 작은 조직이 병원의 한 구성체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선생님들의 도움 덕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사람을 만나는 일이 즐겁고 보람차서 임상심리 수련을 시작하고 힘든 과정에 들어온 저희 수련선생님들이, 오히려 일로 지치지 않고 자신도 잘 살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마지막으로 우리 병원 임상심리실 2기 수련생을 거쳐, 현재는 임상심리사로써 함께 하고 있는 서비아선생님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라며 오늘 만남의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