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꼭 받아야 하나요?
건강수명 늘리기

사람들은 자신만의 불로초를 찾아다닌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진 시황제가 실패했듯 오늘날까지도 불로영생은 불가능하고 무병장수 또한 어렵다. 질병이 없이 사는 기간을 ‘건강수명’이라고 하는데, 2020년 기준 기대수명은 무려 83세임에 비해 건강수명은 66세에 불과하다. 즉 80여 년의 인생 중 15년 이상은 병을 안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대수명이 50년 전에 비해 20년이나 늘어나는 동안 건강수명은 집계를 시작한 10년 전에 비해 큰 변동이 없다. 전체 기대수명의 20% 동안 질병에 시달린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그렇다면 수명이 늘었다는 건 무엇일까? 실제 숨을 쉬고 살아있는 기간의 연장과 동시에 질병기간 역시 늘었다는 의미인 셈이다. 중한 병에 걸렸을 때 이전에는 단기간 치료 끝에 사망했다면, 지금은 의술의 발달 등으로 생명 연장기간이 길어지는 것이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무병장수하는 것인데, 질병 자체를 원천 차단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가하기 때문에 바야흐로, 유병장수의 시대임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기에 우리의 삶에서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합한 관리를 하는 것, 나아가서는 질병의 예방에 힘쓰는 것이 최선의 건강관리라 볼 수 있다.
한국인의 흔한 사망원인은 암과 혈관질환이다. 특히 암은 10명 중 4명이 걸릴 정도로 매우 흔하며 전체 사망원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이런 암도 환자의 10명 중 7명은 5년이상 생존한다. 질병의 위험요인을 미리 찾아내거나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좋은 시스템을 이용하면 확률이 높아지는데,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건강검진과 암 검진, 그리고 개인적으로 시행하는 종합검진 등으로 가능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검진은 현재 건강보험가입자(지역가입자, 피부양자, 직장가입자), 의료급여수급자에게 2년마다(비사무직은 매년) 시행하고 있다. 공통검사항목으로는 기초 신체계측과 흉부방사선 검사, 혈액검사(빈혈검사, 공복혈당, 간기능검사, 신장기능검사), 요검사이다. 연령별로 추가되는 검사도 있는데 지질검사, B형간염검사, 골밀도검사, 인지기능검사, 정신건강검사, 노인신체기능검사, 치면세포막검사 등이다. 암 검진 검사항목으로는 위내시경, 유방단순촬영, 대변검사(분변잠혈검사), 자궁경부세포검사, 간암검진(위험군), 폐암검진(고위험군)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흔한 암을 조기에 발견할 목적으로 국립암센터 국가암검진 권고안 제․개정위원회가 2015년에 발표한 7대 암(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갑상선암, 폐암) 검진 권고안에 따른 것이다.
- 공통검사항목
- 신체계측, 흉부방사선 검사, 혈액검사(빈혈검사, 공복혈당, 간기능검사, 신장기능검사), 요검사
- 연령별 추가 항목
- 지질검사, B형간염검사, 골밀도검사, 인지기능검사, 정신건강검사, 노인신체기능검사, 치면세포막검사 등
- 암검진 검사항목
- 내시경, 유방단순촬영, 대변검사(분변잠혈검사), 자궁경부세포검사, 간암검진(위험군), 폐암검진(고위험군)
또 개별적으로 종합검진을 받을 수도 있는데, 무조건 고가의 검진패키지를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주치의를 정해두는 것을 추천한다. 온 가족의 건강을 관리해줄 가족 주치의면 더 좋겠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의 경우 예상되는 합병증이 이미 알려져 있으니, 그걸 발견 또는 관리하기 위한 정기검사는 주치의를 통해 받으면 된다. 하지만 이미 인지하고 있는 질병이외에도 한국인에게 흔한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와 관리를 받으려면 정기검진이 가장 현실적인 도움이 된다. 이때 주치의에게 올해는 어떤 검진항목을 추가하면 좋을지 묻고 결정하는 것이 제일 바람직하다. 본원에서는 검진 전 상담을 원하는 분에게는 가정의학과를 방문하면 된다.
혹시 큰 병이 발견될까봐 검사받는 것을 두려워하며 차라리 모르고 죽으련다는 분들이 간혹 있다. 마음은 이해하나, 어불성설이다. 큰 병이 무서울수록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최대한 조기에 발견해야 한다. 정기건강검진으로 증상이 있기 전에 질병을 조기에 찾아내서 더 심해지지 않게 하거나 완화 또는 완치를 시키면 유병율과 치사율을 낮출 수 있다. 또 건강검진은 질병의 조기 발견 이외에도 예방 목적이 크다. 지금 당장은 질병에 걸리지 않았지만 검진 결과 이런저런 예상되는 위험요인이 발견되면, 그걸 개선하기 위해 식사요법, 운동요법, 생활습관 바꾸기 등 가장 기본적이며, 적극적인 건강행위를 실천할 수 있다. 모쪼록 노년기뿐만 아니라 전 생애에 걸친 정기적인 맞춤검진으로 건강수명을 길게 누리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