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병원
생명사랑 2026. 여름호
VOL.263
양산부산대학교병원이슈

양산부산대병원 혈관외과팀,
복부대동맥류 수술 및 시술 800례 돌파

글 편집실
‘몸속의 시한폭탄’ 막아선 800번의 사투… 국제 기준 뛰어넘은 안전성 입증
고난도 ‘리버스 슬라이더 테크닉’ 도입으로 고위험군 환자에게 새 삶 선물

언제 터질지 모르는 ‘몸속의 시한폭탄’을 품은 채 하루하루 사투를 벌이는 환자들이 있다. 복부 내 대동맥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다 파열되는 순간 사망률이 90%에 육박하는 가혹한 질환, 복부대동맥류다. 이 절망의 최전선에서 환자와 가족들의 간절한 기도를 현실의 ‘기적’으로 바꾸어 온 이들이 있다

우리 병원 외과(이상수·정유석 교수)가 복부대동맥류 수술 및 시술 누적 800례라는 뜻깊은 금자탑을 쌓아올렸다. 지난 2025년 국내 두 번째로 700례를 달성하며 주목받은 데 이어, 불과 1년 만인 2026년 5월 기점으로 800례를 넘어섰다. 2011년 4월 첫 수술 이후 국내 최단기간 100례를 돌파한 혈관외과팀은 꾸준히 임상 경험을 쌓아왔다. 이번 누적 800례 중 전통적인 개복수술은 173례, 허벅지 혈관을 통해 스텐트 그라프트를 삽입하는 혈관 내 시술(EVAR)은 627례를 기록하며 환자 맞춤형 치료가 균형 있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증명했다.

'몸속의 시한폭탄' 복부대동맥류와 탁월한 안전성

복부대동맥류는 복부 내 대동맥이 노화나 질환으로 인해 풍선처럼 늘어나는 질환이다. 파열 전까지 자각 증상이 거의 없지만, 파열 시 사망률이 매우 높아 ‘몸속의 시한폭탄’이라 불린다. 특히 혈관 지름이 5cm 이상일 경우 파열 위험이 커져 조속한 개복수술이나 혈관 내 시술이 필요하다.

이러한 성과가 주목받는 이유는 세계적 수준의 안전성과 질적 우수성 때문이다. 병원의 복부대동맥류 수술·시술 후 30일 이내 사망률은 개복수술 2.3%, 혈관 내 시술 1.6%에 불과하다. 이는 국제 문헌상 4~5% 수준으로 보고되는 개복수술 사망률보다 현저히 낮고, 혈관 내 시술 역시 국제 기준과 대등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탁월한 지표다.

고난도 복합 사례 해결과 선진 기술 도입

최근 혈관외과팀을 찾아온 800번째 환자는 대동맥류뿐만 아니라 다리로 가는 혈관까지 완전히 막혀버린 하지 동맥폐쇄증 복합 환자였다. 수술의 위험도가 너무 높아 모두가 숨을 죽였던 순간이었지만, 혈관외과팀은 유기적인 협진과 고도의 술기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치료를 마쳤다.

아무리 어려운 환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선진 의료기술을 향한 끊임없는 연구가 있었다. 혈관외과팀은 2024년부터 고난도 기술인 ‘리버스 슬라이더 테크닉(Reverse slider technique)’을 적극 도입했다. 해부학적 구조가 복잡해 시술을 포기해야 했거나, 고령으로 개복수술을 견디기 힘들었던 고위험군 환자들에게 이 기술은 삶을 이어 붙여 준 ‘마지막 희망의 끈’이 되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환자 치료를 넘어, 혈관외과 전문의를 위한 연수프로그램을 통해 자신들의 소중한 노하우와 술기를 아낌없이 나누고 있다. 이는 단순한 진료 성과에 그치지 않고, 국내 혈관질환 치료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며 의료 술기 발전을 선도하는 발판이 되고 있다.

하이브리드 수술실에서 복부대동맥류 수술을 집도하고 있는 이상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