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병원
생명사랑 2026. 가을호
VOL.264
PNUH 보감

36년을 마무리하며
PNUH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김성자
부산대학교병원 간호본부장
글 김현희 기자
부산대학교병원 간호본부장 김성자

1990년 5월, 설렘과 긴장 속에 처음 간호사복을 입고 캡을 쓴 채 일했던 날이 아직도 선명한데 어느덧 36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이제 공로연수를 앞두고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공로 연수까지 100일 정도 남아 있지만 막상 마지막이 가까워지니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아쉬움과 반성, 홀가분함이 공존하는 지금, 지난 병원 생활을 하나씩 떠올려 보니 힘들었던 순간보다 함께 했던 사람들의 얼굴과 고마웠던 순간들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이 글을 적어 봅니다.

입사 후,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병동을 오가며 간호사로 첫걸음을 내디뎠고, 밤 근무를 혼자 감당해야 하는 바쁘고 열악한 근무 환경이었지만 끈끈한 동료애로 잘 지낼 수 있었습니다. 이후 신생아실, 내과병동, 심혈관촬영실 등 여러 부서를 거쳐 2008년 3월 신생아중환자실과 분만실 수간호사로 부임하면서 제 간호 인생에도 큰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당시에는 많은 환자 수로 인해 신생아실과 분만실에서 오버베드 상황이 자주 발생하였고, 수간호사였지만 간호사 수가 적어 신생아실 환아 목욕과 수유, 정맥 주사 등 일반 간호사 업무까지 함께 맡아야 했습니다. 힘든 상황도 많았지만, 돌이켜 보면 환자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반 간호사들과 함께했던 날들은 관리자로서 저를 성장시켜 준 소중한 순간이었습니다.

2015년 외상센터와 호흡기센터의 병동, 중환자실, 응급실 개소를 담당하는 팀장이 되었고, 2023년 간호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간호부를 이끌게 되었습니다. 간호본부장으로 부임 후 한 달 만에 의정 갈등 상황이 발생하여 의료 공백을 수습하기 위해 간호사 업무 시범사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였고, 병동 소거와 진료지원 인력 재배치 등 간호부 구성원 모두가 힘을 모아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그 시간을 지나오며 혼자서는 결코 할 수 없어 보이는 힘든 일들도 긍정의 힘으로 함께 노력 하면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배웠습니다. 2026년 진료지원 간호사 관련 법 시행,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의 이관 등 여러 정책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간호부는 여전히 쉼 없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간호부는 간호사, 간호조무사, 원무직 등 다양한 직종의 구성원 약 1,900명이 함께하는 큰 조직입니다. 여러 직종을 관리하기 위해 8명의 간호부 팀장, 52명의 간호부 소속 관리자들이 있음에도, 병원의 여러 부서와 관계된 업무 처리, 인사 이동과 교육, 신규 간호사 사직 및 인력 관리 등 복잡하고 골치 아픈 일들은 여전히 많기에 수많은 사람들의 입장과 요구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고, 여러 부서와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며 합리적인 방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구성원과 부서들이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간호부의 중요하면서도 쉽지 않은 역할이었기에, 그 과정에서 애써 온 모든 분들의 노고가 더욱 값지게 느껴집니다.

저에게 부산대학교병원은 단순히 오랫동안 근무한 직장이 아니라 제 젊음과 열정, 수많은 사람과의 인연, 그리고 제 삶의 가장 긴 시간이 담긴 곳입니다. 간호부에서의 치열했던 시간을 뒤로하고 공로연수에 들어가니 후련하기도 하지만 함께 근무 했던 동료 선후배님들을 이제 가까이에서 뵙지 못한다는 아쉬움도 많이 남습니다.

퇴직 이후에도 부산대학교병원의 발전 모습을 항상 지켜보고 응원하겠다는 마음은 변치 않을 것임을 전하며 부산대학교병원 근무자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